"우편ㆍ택배ㆍ금융서비스…감동을 배달합니다"
최근 이메일과 스마트폰 등 개인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우정사업본부가 펼치는 기존의 우편업무는 줄어드는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는 도서산간벽지 곳곳에 자리 잡은 기존의 인프라를 적용해 택배와 쇼핑, 금융서비스까지 사업영역을 확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수원시 권선구 행정타운 내에 새롭게 개청한 경인지방우정청 역시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기덕 청장(54)의 지휘 아래 급변하는 사회변화 속에서 경인지역 1천500만 시민들의 편리한 우정, 금융업무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어느덧 취임 100일이 지났는데.
▲바쁘게 지내다 보니 벌써 100일이 지났다. 경인지방우정청이 전국 9개 우정청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청이라 어깨가 무겁고 걱정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옆에서 열심히 일해 준 우리 직원들 덕분에 별 무리 없이 100일을 맞은 것 같다. 지금까지의 100일이 업무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우리 경인지방우정청이 전국 최고의 우정청이 될 수 있도록 제 사업역량을 쏟아 붓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다.
-경인청이 개청 2년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11월이면 경인청이 개청한 지 꼭 2년이 된다. 그간 신설청으로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우편물을 소통하며 우정사업의 중추적 구실을 했다고 본다. 예금사업에서도 연평균 잔고가 7조5천억원에 달하며 2011년도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종합평가에서 9개 우정청 중 2위를 차지했다. 보험사업 역시 지난해 연간 목표를 147% 초과한 4조5천652억원을 달성, 실적 점유비율에서 전국 1위를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사업성과를 이뤄 왔다. 비단 이러한 사업적인 성과 외에도 지난해 재난안전관리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며 지식경제부장관표창을 받는 등 이제는 명실상부한 중심 우정청으로 발전하고 있다.
-직원 수만 해도 수천 명이 넘는데.
▲경인청과 소속 우체국 직원들을 모두 합하면 약 1만1천명에 이른다. 이 땅의 우정역사가 128년이나 된 만큼, 큰 덩치에 비해 그간 잘 운영해 왔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구성원의 역량이 부족해도 시스템이 그 구멍을 메울 수 있었지만, 시대가 급변하는 만큼 이제는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경인청은 소속 직원들의 역량향상을 위해 전문적인 지식습득은 물론이고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올해 주요 역점사업은.
▲우체국은 전국을 대상으로 편지와 소포 등 보편적 우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지역에 따른 차별적인 서비스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예금과 보험서비스 역시 국민을 위한 보편적 서비스다. 이에 따라 각 지역 우정청은 우정사업본부의 경영지침을 지역적으로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가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올해는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혁신에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조직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직원 개개인의 역량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부혁신을 통한 업무효율화 등에 힘쓸 생각이다. 이는 경인청 뿐 아니라 우정사업본부의 전체적인 움직임이기도 하다. 그동안 일상적으로 이뤄져 왔던 비효율적인 업무와 불합리한 관행을 찾아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최근 인터넷 등의 발달로 우편업무가 줄어들고 있지는 않은가.
▲이메일과 스마트폰 등 우편대체수단이 발달하면서 우편물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이는 비단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그동안 우편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던 미국 역시 스마트폰의 등장 등으로 우편물이 급격히 줄어 위기를 맞고 있다 한다. 국내 역시 우편이용량이 지난 2002년 55억통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 추세다. 지난해는 48억통까지 떨어졌다. 미국처럼 생활 속 우편의존도가 높지 않았고, 홈쇼핑과 이동통신 등 새로운 산업들이 만들어내는 기업 우편물량 덕에 급격한 감소는 없었지만, 국내 역시 감소추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이제는 손으로 쓴 편지 자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지난해 접수된 편지 가운데 93%가 고지서나 홍보물 같은 기업 물량이었다. 개인이 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7% 수준에 그쳤다.
-우편업무 외 택배와 쇼핑, 금융업무도 함께 하고 있는데.
▲우편량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물류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정사업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특히 택배와 국제 특별수송(EMS)분야가 그렇다. 또한 기업 간 물류분야 역시 우체국의 새로운 시장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우체국쇼핑과 예금, 보험도 우정사업의 고유업무라 할 수 있다. 여러 방면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 같지만, 이는 모두 국민의 편리한 생활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업무라 볼 수 있다. 물론 편지배달을 제외하고는 이제 민간에서도 다들 하고 있지만, 이러한 민간 인프라는 여전히 도시지역에만 집중돼 읍·면 단위의 시골이나 도서벽지에서는 그 혜택을 고루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금융업무만 해도 민간은행의 군 단위 이하 사업장 비중은 5% 수준이다. 이를 보완코자 우체국은 무려 55%가 군 단위 이하 지역에 설치돼 있다. 우체국쇼핑은 지난 1986년 농어촌 경제활성화와 유통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 일종의 부가 우편서비스로 시작했다. 당시 전국적인 판로가 없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지역 농가를 위해 우체국이 나선 것이다. 특히 5월을 맞이해 ‘경기 G마크 농수산물’을 유통키로 하는 등 지역농가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우정업무의 특성상 주민 생활과 밀접할 수 밖에 없는데.
▲국내에는 전국단위의 정책이나 서비스를 일시에 제공할 수 있는 단일 공무원 조직이 전무하다. 우체국 외에는 다들 몇 개의 조직을 연계해야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국민 편의를 위한 여러 정책에 우체국 인프라가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올해 말로 예정된 아날로그 TV 종료에 따른 디지털 전환장치 판매와 정부지원 신청 등이 바로 그것이다. 선거 때는 부재자 신고서 등도 우체국에 비치, 가까운 우체국에서 편리하게 신청할 수 있다. 또 지난해부터 민간금융사에 우체국 금융망을 개방, 시골 등에서 지점을 찾기 어려운 민간은행 금융서비스를 우체국에서 이용할 수도 있게 했다. 이 외에도 분실 휴대전화 찾아주기, 도서상품권 및 전통시장상품권도 판매하고 있다.
-직원 상당수가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는데.
▲‘집배원 356봉사단’이 대표적이다. 경인청 담당지역에만 37개 봉사단과 약 2천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집배원들이 지역 곳곳에 편지를 배달하면서 지역 내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정말로 필요한 이웃들에게 맞춤형 봉사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그래서 형식적인 도움이 아닌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많이 펼치고 있어 지역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구주소(지번 주소)와 새주소(도로명주소)간의 혼란으로 집배원 고충이 크다는데.
▲도로명주소는 기존 복잡한 지번 주소를 대신해 누구나 쉽게 주소를 찾을 수 있도록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시행 중이다. 내년 말까지 지번 주소와 병행 사용하다 2014년부터 도로명주소만 사용하게 된다. 경인청 역시 도로명주소 변경을 앞두고 많은 준비를 해왔다. 시행 전부터 우체국별로 지변 주소와 도로명주소를 1대 1 매칭해 DB화 시키고, 수차례 교육과 함께 집배원 개개인의 숙지 정도를 평가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우편배달 업무가 그렇게 외운 지식으로 간단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 집배원들의 고충이 큰 것도 사실이다. 집배원 1명이 보통 2천500가구를 맡고 있고, 하루 평균 1천500통의 우편물을 배달해야 하는데 주소를 일일이 체크하며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주소를 보면 머릿속에 해당 지점이 즉시 떠올라야 하는 데 이는 장시간 반복 업무를 통해 체득할 수 있는 일종의 경험이다. 그나마 최근 일선 우체국으로 확대 보급되고 있는 우편물 자동분류기가 도로명주소도 구분할 수 있어 집배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아직은 집배원의 노하우에 의존해야하는 실정이다.
-앞으로 경인지방우정청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을 비롯한 개인통신수단의 발달로 통신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지금 우정사업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과 함께 조직의 기본이 튼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서 경인청과 우체국을 기본에 충실한 조직으로 만드는 것을 제1원칙으로 삼을 생각이다. 또한 모든 직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고객들에게도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담=이용성 사회부장 정리=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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