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 만나고싶었습니다] 김만수 부천시장

90만 시민들의 숙원 지하철 7호선 10월 개통 ‘이상無’

‘이하이, 초콜릿 복근, 지하철, 나무’

김만수 부천시장의 요즘 ‘화두’다. 90만 부천시민 수장의 관심사치곤 좀 엉뚱한 것 같지만 김만수 시장은 무척 진지하다. 지난 3월 5일부터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에 대한 본격적인 시운전이 시작돼 ‘부천 지하철시대’를 앞두고 지역이 들썩이고 있으니 ‘지하철’은 김 시장의 큰 관심사다. 그렇다면 나머지 이하이, 초콜릿 복근, 나무는 도대체 어떤 사연을 갖고 있는 것일까. 4월 18일 김 시장을 만나 직접 물어봤다.

부천 출신 K-POP 스타 ‘이하이’ 응원…아저씨 팬 자처

부천지하철시대 도래           

인구밀집도가 전국에서 서울에 이어 두 번째인 부천. 이미 개발이 완료된 시점에서 ‘바늘하나 여유롭게 꽂을 데 없는 곳’이라고 부천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지하철은 90만 부천시민들과 김만수 시장의 공통된 희망사항 중 1순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시장은 ‘지하철’ 이야기만 나와도 목소리 톤이 높아지고 맑아진다.

“우리 부천에 역사적인 지하철 시대를 열어줄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 공사가 막바지입니다.

오는 10월 개통되면 인구가 집중된 부천 중·상동 지역의 교통포화 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천시 한복판 동서를 관통하며 서울 온수역과 인천 부평구청역을 연결하는 총 10.2km(부천구간은 7.41km)에 이르는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에 대한 종합시운전은 오는 8월까지 계속돼 열차제어 시험 및 제동, 종합관제, 승강장 승하차 정차 위치 확인, 스크린도어 작동, 본선 환기설비 가동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김 시장은 기술적인 점검이 주목적인 종합시운전이 문제없이 완료되면 오는 8월부터 약 2개월간의 영업 시운전을 거쳐 10월에는 지하철 연장구간을 공식 개통한다는 방침으로 개통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 있게 “지하철 타고 부천으로 놀러 오세요”라고 말한다.

지하철만큼이나 김 시장을 요즘 행복하게 만드는 이가 있으니 바로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 스타’ 최종 진출자로 유명인사가 된 부천 출신의 여고생 ‘이하이’다. 김 시장은 휴대폰에 저장된 이하이 홍보간판을 보여줄 정도로 열렬한 아저씨 팬임을 입증해 보여줬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이하이양은 단 한 번도 보컬지도를 받은 적이 없는 그저 노래를 좋아하는 평범한 부천 상동에 사는 여고생입니다. 오디션 1등을 떠나 이하이양 덕분에 부천시민들이 한목소리로 응원하면서 하나의 하모니를 내고 있습니다. 시장으로서 굉장히 행복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부천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니 안 좋아할 수 없는 17살의 소녀입니다.”

그렇다. 노래 잘하는 ‘반전소녀’ 이하이양 때문에 부천시가 들썩들썩 거리고 있다. 이에 흥이나 김 시장도 미래의 K-POP스타를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것.

그렇다면 시장의 관심사 초콜릿복근을 뭘까? 설마 몸짱대회라도 나가려는 것일까.

“얼마 전, 의사로부터 피로가 쌓여 ‘간이 안 좋다’는 경고를 받았습니다.(하하) 아무래도 바쁜 일정과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간을 못살게 하는 것 같아 ‘몸짱’ 시장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건강한 시장, ‘몸짱’ 시장으로 시민들 앞에 당당하게 초콜릿 복근을 선보일 겁니다.”

역시, 40대 젊은시장답다.

회색도시에 숨통 ‘녹지조성’ 최선…시정혁신 ‘작은행정 큰 감동’

‘포스트잇’ 소통으로 행정의 답을 찾다         

김 시장이 특별히 애정을 쏟고 있는 사업은 무엇일까 살펴봤더니 바로 ‘휴식’이라는 키워드로 정리됐다.

“도시에 살아가는 시민 1인당 필요로 하는 표준 숲의 면적은 6㎡라고 합니다. 우리 부천은 근린공원 28개소, 어린이공원 107개소, 소공원 80개소, 체육공원 4개소, 자연녹지공원 등 219개 공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1인 당 녹지 면적은 5.33㎡로 표준면적에 미달된 상태입니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푸념보다는 부천의 숲 가꾸기와 녹색공간을 확대해 나가는 일을 중요사업으로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식목행사 하면 식목일 전후 하루를 잡아 나무를 심고 마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부천시는 올해부터 식목주간을 정해서 식목이 가능한 시기에는 언제든 나무를 식재해 나가는 것을 정례화해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온갖 차량의 불법주차, 무질서한 채 방치된 생활쓰레기, 야심한밤 우범지대로 장기간 방치됐던 곳, 급기야 지난해 뜻하지 않던 대형화재까지 발생했던 곳, 바로 애물단지였던 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이 사계절 체육공원으로 변신했다.

테니스, 게이트볼, 인라인스케이트장, 배드민턴, 농구, 테니스장 등 10개 구장과 화장실 등 부대시설, 자연학습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 부천시민들의 새로운 휴식처가 만들어진 것. 이 또한 김만수 부천시장의 작품이다.

“불법시설물이 난립하고 뜻하지 않았던 화재까지 발생해 불평불만이 극에 달했었는데 이렇게 시민들의 휴식처로 탈바꿈 되는 것을 보니 ‘속이 후련하다’는 한 주민의 말에 안도하면서도 미리 완벽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도의적인 자책 같은 것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도 김 시장은 기대했던 것 보다 직업으로서의 ‘시장’직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국회의원은 거시적인 틀에서 법을 만드는 일을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은 그야말로 살림꾼으로서 지역 곳곳을 손으로 매만지면서 주민들의 삶을 조금씩, 조금씩 업그레이드시키는 즐거움이 큽니다. 지금까지 완성한 일도 많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자리가 맞는 것 같습니다.”

김 시장의 작품은 작지만 내용은 알차다.

이밖에도 지난해 11월 공식 개장한 마라톤코스와 같이 총 42.195km로 총 5개 코스로 구성된 ‘부천둘레길’, 부천시 관내 유치원 5세부터 초·중등학교까지 모두 8만7천 여 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 확대 실시, 예술교육특화지구 ‘부천아트벨리’ 사업, 부천시 옴부즈만 제4회 국민신문고 대상 대통령 기관표창 수상 등 김 시장의 열정이 담긴 작은 행정의 사례들이다.

또 5월, 부천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다녀갔던 기억이 있었을 상동 영상단지 내에 시설된 ‘SBS TV 드라마-야인시대 세트장’이 캠핑장으로 변신해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김 시장은 이렇듯 작은 행정으로 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비법을 ‘포스트잇 소통법’에서 찾았다.

“시민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각종 민원을 네모난 포스트잇 종이에 적어 시장실 한쪽 벽면에 붙여놓고 수시로 상기하고, 체크하고 있습니다. 때론 부담스럽게도 하지만 시민들이 원하는 바를 시장이 정확히 알고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나름의 방식으로 24시간, 90만 부천시민과 소통하고 있는 김만수 시장. 작은 행정이 아름답다는 것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기며 오늘도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에 조금 더 손길을 펼쳐 나가고 있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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