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30 엔도르핀]'운동 중독' 이유 있었네

흔히 운동에는 강한 ‘중독성’이 있다고 말한다. 운동의 ‘참맛’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운동 중독은 엔도르핀(Endorphin, Endogenous Morphine)이라고 불리는 ‘호르몬’ 분비에 따른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뇌와 뇌하수체에서 생성되는‘내인성 마약’의 일종인 엔도르핀은 탁월한 진통 효과가 있는 것은 물론 쾌감과 황홀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엔도르핀이 가장 많이 분비될 때가 바로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다.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는 가벼운 운동을 할 때는 별로 증가하지 않다가 자기 능력의 80% 이상에 달하는 강한 운동을 할 때는 분비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운동선수가 격렬한 운동 중에 다쳐도 통증을 크게 느끼지 않거나 복싱선수가 시합 중에 두들겨 맞아도 통증을 덜 느끼는 것, 등산할 때 처음에는 가슴에 부담이 오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는 것 또한 엔도르핀의 진통 효과 때문이다.

흔히 마라토너들이 말하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또한 엔도르핀의 영향이다. 보통 30분 정도 달리면 어느 순간 형용할 수 없는 행복감이 드는 바로 그 순간이 바로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시점이다.

엔도르핀은 베타 엔도르핀, 감마 엔도르핀, 알파 엔드로핀, 메티오닌 엔케팔린, 류신 엔케팔린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종류와 상관없이 엔도르핀은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희열감을 느끼게 하는 등 몸에 좋은 영향만을 끼치는 ‘마약’이다.

하지만 엔도르핀은 모르핀 등 다른 마약과는 달리 정제나 주사약으로 만들 수 없다고 한다. 그저 자기 자신을 위해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만이 맛볼 수 있는 마약인 셈이다. 아직 엔도르핀이 선사하는 황홀감을 맛보지 못한 이들이라면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열심히 땀을 흘려보자. 날씨도 좋고 운동하기 딱 안성맞춤인 계절이지 않는가.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