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ㆍ품질ㆍ안전성 세계 최고 …올해 수출 100만불 자신"
양주시 봉양동에 위치한 양주배영농조합법인 선과장.
조합에 소속된 양주·의정부·파주·연천의 80여 농가에서 생산된 배들은 모두 이곳을 거쳐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
지난해 88만6천여㎡ 면적에서 생산돼 수출에 성공한 배는 모두 380t, 50만달러 상당에 이른다.
수출국도 대만을 비롯해 하와이, 괌,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홍콩, 싱가포르 등 10개국에 달하고 있다.
이재국 대표가 배 수출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8년.
25년 전부터 배농사를 지어오던 이 대표는 배가 과잉생산돼 내수시장 값이 폭락하자 수출로 눈을 돌렸다.
처음 타깃은 대만이었다. 대만에 직접 가 보니 그 당시 수출되던 한국 배는 현지 배보다 개당 50원 정도 싸게 팔리고 있었다.
이 대표는 3년 안에 똑같은 값을 받고 3년 후에는 단가를 더 높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리고 정확히 4년 차에 양주 배의 단가는 50원이 더 높아졌다.
이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수출시장에서 이기려고 노력하다보니 어느새 백화점에 나가는 고급 배보다 품질이 더 좋아졌더라”며 “국가별로 선호 사이즈 등 원하는 것이 달라 그만큼 신경쓰다 보니 기술도 향상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어들의 요구에 철저히 맞춰주면서도 최고 품질만 내보내면서, 그 까다롭다는 하와이 선별장에서도 앙주배영농조합법인의 선과장에서 나가는 배에만 클레임이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이 대표는 가격면에서도 양보하지 않고 제값을 다 받았다.
이 대표는 지난 2001년 양주의 배 농가들을 모아 조합법인을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당시 양주군청으로 3일 내내 출근하며 군수를 설득했다. 수출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당도를 측정하는 비파괴당도계의 지원을 얻기 위해서였다.
‘올해 지원을 해주면 3년을 앞설 수 있지만 1년이 늦어지면 3년을 후퇴한다’며 매년 성장률을 100%, 200%씩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쳤다. 이같은 배포와 끈질긴 노력 덕에 결국 그는 지원도 받게 됐고 약속도 지켜냈다.
양주 농가들로는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이 대표는 인접 시·군 농가들까지 범위를 넓혀 수출 10년만인 2008년에 원예생산전문단지로 신규 지정을 받았다.
4개 시·군에 걸쳐있는 80여 농가들이 일정한 수준의 배를 일제히 생산해낼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이 대표는 농가와 지자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무역업체 등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으뜸으로 꼽는다.
이 대표는 “성공적인 수출은 농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어느 한 쪽만 협조가 안 돼도 전체 수출 방향을 잡기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원과 aT의 판촉행사 지원은 큰 힘이 됐다. 또 aT에서 선도유지제 구입비용을 지원하면서 더운 대만 날씨에서도 배의 수분이 빠지지 않고 신선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같은 노력 끝에 양주배는 맛과 품질, 안전성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신 맛이 강한 대만의 배 사이에서 달고 물이 많은 양주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집트에서 비공식적으로 열었던 판촉행사에서는 현지인들이 하도 배를 먹어대는 통에 준비한 물량이 부족할 정도였고 이집트의 장관은 체면불고하고 양복주머니에 배를 집어넣어 가려는 웃지 못할 장면도 연출됐다.
또 최근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남부지방의 배는 무르고 병충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경기북부 농가들로 구성된 양주배영농조합법인의 배는 단단하고 해충이 덜해 농약 살포횟수도 적다. 그만큼 안전성을 중시하는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확보한 것이다. ISO9001과 유럽 GAP(농산물우수관리제도)인증도 이미 획득했다.
이 대표는 올해 600t의 배를 수출할 계획이다. 수출액도 100만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최근 양주배영농조합법인이 농촌진흥청의 ‘최고 과실 생산지 제3단계 탑프루트 사업’ 시범단지로 선정돼 오는 2014년까지 3년간 매년 1억8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된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수출국들을 보면 저소득층은 값싼 중국산을 먹고 있고 부유층, 상류층들이 우리 배를 먹는다”며 “저가 중국산과 경쟁할 것이 아니라 맛과 품질에서 차별화된 고급 양주 배로 당당히 세계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