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옥죄는 물가… 월급빼고 다 오르네

소비자물가상승률 25개월 만에 최저 ‘먼나라 얘기’ 서민 체감물가 여전히 ‘찬바람’

휘발유·도시가스비·통신료 부담에 가계부 압박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씨(33·수원)는 지난달부터 차 대신 대중교통으로 통근하고 있다.

집에서 직장으로 가는 직통 버스가 없어 차를 이용해 왔지만, 출퇴근 시 휘발유 값만 월 30만원 이상 들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

김씨는 “기왕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며 “휘발유 값이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리터당 2천원 아래인 곳은 본 적이 없다”고 혀를 찼다.

주부 여모씨(48·성남)는 최근 휴대폰 요금 고지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두 딸의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4인 가족 휴대전화 요금만 25만원 가까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종전까지 아무리 많이 나와도 15만원을 넘어선 적이 없었지만, 스마트폰 요금이 대당 최소 8만원에 육박하면서 부담액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여씨는 “그나마도 일반 휴대폰을 사용하는 남편과 내 통신요금이 둘이 합쳐 6만원 수준이면서 요금이 30만원을 넘지 않은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체감물가지수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로 변동이 없으며, 전년동월대비 2.5%로 지난 3월 2.6%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를 나타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달에 비해 0.1 % 떨어졌으며,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4%에 불과했다.

그러나 주요생필품 52개 중 전년동월비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5% 미만인 생필품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24개에 불과한데다, 휘발유와 대중교통비, 상수도 및 도시가스비가 크게 오르면서 체감물가상승률이 상당한 실정이다.

휘발유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7% 올랐으며, 전철요금은 14%, 도시가스료 9.8% 등으로 전체 상승률보다 3배에서 많게는 6배 정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아울러 이동전화요금은 -6.4%를 기록했지만,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가 2천만명을 넘어서는 등 기본요금이 비싼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체감지수는 오히려 높아졌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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