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상] 평생학습을 통한 ‘지혜로운 시민 양성’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을 만들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禮記)’ 옥은 다듬어야 빛나듯, 사람도 배워야 사리판단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금년도 한해를 평생학습 진흥의 해로 선포한 것은, 이렇듯 지혜로운 시민을 양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배움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지혜를 구하는 것은 삶을 대하는 현명함을 체득하는 것이다. 즉, 평생학습은 일생을 통해 실천적 지혜(phronesis)를 구하는 과정인 것이다.

학습을 통해 지혜로운 시민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습의 주인공인 주민의 자발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 자발성을 이끌어내고 지속시키기 위해 남구의 평생학습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 전략을 갖고 운영되고 있다.

첫째, 배우는 과정 자체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 학습을 통해 몰입의 기쁨을 맛볼 수 있어야 자발성은 지속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주민중심의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평생학습 ‘학산콜강좌’를 운영해 주민들이 배우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진로상담사전문가양성과정’, ‘도시농부학교’, ‘영화를 통한 인문학의 재발견’ 등의 프로그램은 주민들의 수요조사를 반영해 운영되고 있다. 특히, ‘도시농부학교’는 생활밀착형 프로그램으로 평생학습이 단순히 배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서 실천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호응이 크다.

둘째, 학습을 통해 터득한 지혜가 실천성을 갖기 위해서는 삶의 터전인 지역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천 남구만의 인문학인 ‘학산학’을 정립해 주민이 정체성과 애향심 그리고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현재 문학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리는 ‘학산학 아카데미’는 원(原)인천으로서의 남구의 역사를 통해 지역에 대한 애착을 부여하고 이 과정에서 지혜로운 시민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5월말 개강을 앞둔 관내병원(인천사랑병원, 서울여성병원, 바로병원, 현대유비스병원)과 함께 진행하는 ‘인천 남구 희망의 인문학’도 지역의 이해를 확산시키고 주민들의 심신의 건강함을 되찾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지혜로운 시민이 지역의 주체가 되기 위해 주민자치를 실현하는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평생학습 차원에서 진행했던 ‘주민참여형 창조적 학습도시만들기’ 교육은 주민참여의 기회를 확대해 주민주도의 마을만들기를 위한 첫걸음으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숭의1·3동은 학습을 통해 마을의 주체가 주민임을 깨닫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최근 재개발 지연으로 인해 주민과 재개발조합간 갈등 속에서도 예술가들이 공가와 전도관에 입주하면서 문화마을 만들기를 위한 주민과 예술가들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마을 만들기는 있는 것을 없애고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을이 지닌 역사와 자원을 살리면서 함께 나누는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논어의 위정(爲政)편에 ‘배우기만 하고 생각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라는 옛 성현의 말씀처럼 배우고 생각하면 아는 것이 더욱 정밀해지고, 생각하고 배우면 그 지킴이 더 견고해 지는 법이다.

결국, 학습은 실천성을 가져야 한다. 학습을 통해 개인 삶의 개선은 물론, 실천적인 시민성의 함양을 도모함으로써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야 말로 남구의 평생학습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이며 함께 배우는 즐거운 도시를 통해 주민 주체형 남구로 발전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박 우 섭 인천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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