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악재에 주식투자자들 속터져

1천800선 회복 실패 ‘개미 한숨’ 이제라도 손절해야 하나… 갖고 있어야 하나…

“손해 보고 팔 수도 없고 답답할 뿐입니다”

21일 오전 11시께 용인의 A 증권사 객장. 10여명의 주식투자자들이 객장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대형전광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장 초반 1천800선을 회복하며 반등 효과를 노렸지만, 1790선으로 밀려나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한 중년 남성은 초조한 듯 생수병을 들고 고개를 숙인 채 객장을 서성댔고, 전광판을 응시하던 여성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이거 팔아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불안한 목소리로 통화하기도 했다.

오후 1시께 수원 B 증권사 객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예닐곱 명의 주식 투자자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날 증권사를 찾은 K씨(68)는 점심식사도 거른 채 전광판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세달 전 지인의 추천으로 건설사와 의약품 관련 주식 투자에 3천만원을 쏟아부은 K씨는 현재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잃은 상태다.

특히 이날 하루 동안만 전날과 비교해 각각 10%, 3% 이상씩이 추가로 떨어지면서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K씨는 “이달 들어 주가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며칠 새 급락했다”며 “당분간 계속 떨어질 거라고 하는데 팔아야 하는지 갖고 있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고 한숨 쉬었다.

이날 코스피가 1800선을 코앞에 두고 장을 마감했지만, 유럽발 악재가 가시지 않으면서 주식투자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67포인트 오른 1799.13으로 장을 마감하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지만, 거래량과 거래대금 등은 전거래일보다 감소하면서 유럽에 대한 우려감을 보였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증권사 분위기가 무거운 상황으로 불안한 투자자들의 상담도 이어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해주고 싶지만, 유럽발 악재 탓에 앞으로 3주 이상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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