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설성면 주민들 호국원 정문서 대규모 시위 “현충일·명절만 되면 극심한 교통난 시달려”
국가유공자에 대한 감사와 엄숙함이 교차되는 6일 현충일 오전,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는 이천 설성면 소재 국립호국원 앞에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성난 설성면 주민들이 호국원 정문 앞까지 몰려와 대규모 집단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픈 마음을 안고 어려운 방문길에 나선 유가족들이 이천호국원 정문 앞에 또다시 찌푸린 눈살과 함께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현충일날 설성면 주민들이 이런 집단행동을 선택한 것은 10여년 전 이천호국원이 들어서는 조건으로 정부 등이 약속했던 일죽~대포, 수산~행죽 간 지방도 확·포장공사가 아직까지 추진되지 않고 있는데 따른 반발이다.
주민들은 지난 2004년 호국원이 문을 연 이후 해마다 현충일과 한식절, 그리고 명절이면 밀려드는 방문차량으로 2차선의 호국원 진입도로가 교통지옥으로 변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진입도로 확장공사는 지난 2004년 호국원 건립당시, 시행주체인 재향군인회가 주민들에게 제시한 약속사업으로, 국가보훈처와 경기도가 나서 2009년까지 공사를 끝내 주기로 했으나 예산상의 문제로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전홍수 설성면 발전협의회 회장은 “국가보훈처가 주민들의 반대에도 호국원 건립을 강행하면서 2004년 호국원 개원 후 현충일과 추석과 설날이면 주민들이 극심한 도로정체와 교통사고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며 “빠른 시일내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국가보훈처와 경기도에서도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호국원 측은 “중앙정부, 경기도와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유가족과 주민들의 불편이 하루 빨리 해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