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대형 건설사 줄줄이 부도… 하도급 업체 직격탄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대형 건설사들의 부도 사태로 전문건설업체와 자재업체 등 하도급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
12일 경기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우량 건설기업으로 소문난 풍림산업의 부도로 중견 건설사와 전문건설업체, 자재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워크아웃(기업 재무개선작업) 중이던 풍림산업과 우림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국내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순위 17위 경남기업도 채권은행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며 자금지원을 하지 않아 워크아웃 졸업 1년만에 또 다시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경남기업이 대출금을 결제하지 못하면서 지난 11일부터 하청업체 180개가 은행연합회 전산망에 연체자로 등록됐다.
건설 경기 침체가 금융위기와 맞물리면서 일부 중견 기업들이 도산사태로 이어지는 등 시공 평가액 순위 100위권 안의 건설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건설업체들의 잇따른 부도 사태로 하도급 업체와 자재업체들은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어서 도미노식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원청 건설사들은 워크아웃 이후 법정관리 등으로 회생되는 경우가 있지만 하도급 업체들은 이 기간 자금 회전이 되지 않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내건축공사업을 하고 있는 A건설은 건설 경기 침체로 수개월째 수주를 따내지도 못하고 있으며 원청업체의 법정관리로 인해 자금이 바닥난데다 대출 원금 상환 기일 도래해 부도직전의 위기에 놓였다.
전문건설업체 B건설은 그나마 3~4개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원청업체의 부도설이 나돌면서 공사를 계속 진행해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B건설 대표이사는 “부도업체가 늘고 있다는 것은 실물경기가 뒤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중견건설사 위주로 위기를 맞는 것 같다”며 “부도를 맞는 중견건설사들은 그나마 회생 기회라도 있지만 법정관리 기간 동안 아무런 대책 없이 기다려야 하는 중소업체나 자재업체들은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하는 상황으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3월 ‘어음 부도율’에 따르면 부도 건설업체 수는 지난 2월보다 6개 늘어난 17개나 됐으며 지난해 12월에는 36개 업체가 부도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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