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청라(靑蘿)언덕과 계산성당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고, 과학 없는 종교는 장님이다” 라고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푸른 담쟁이넝쿨이라는 청라언덕은 몽마르뜨를 연상시킨다. 100여 년 전 서양 선교사들이 이 땅에 왔다. 그들은 가난하고 병든 환자를 구하는 게 더 절실하여 의술을 베풀다가 전염병에 걸려 죽기도 했다. 의료박물관 앞 묘지의 헌신 앞에 숙연해진다. 계산 성당에 새겨진 한국성인상 스테인드글라스는 너무나 아름답고, 계산예가에서 비명에 간 대구의 천재화가 이인성의 그림을 보며 어렴풋한 근대의 그리움을 느낀다. 이상화 고택의 시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영전에 화려한 긍정의 응답을 바친다. 한송이 꽃처럼, 봄은 진정 왔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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