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길 막힌 저축은행 살길을 뚫어라

부동산 경기 침체 PF대출 막혀… 예금금리 낮춰 수신고 줄이기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대출길이 막힌 저축은행이 예금금리가 4% 초반대로 떨어진 등 경쟁력을 잃으면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경기·인천지역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22%로 지난해 같은 시기 4.95%에 비해 0.73%p 떨어진 등 2010년8월4일 4.21%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 직전인 지난해 9월 연 5.18%까지 기록한 등 5% 안팎을 유지하던 것이 1년 사이 1%p 가까이 급락하면서 따라 오히려 제1금융권인 일부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도 떨어진 것.

이는 부동산 경기 및 건설경기 침체로 예금이 들어와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으면서 수익성을 내기 어려움에 따라 저축은행마다 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

특히 PF 대출로 인한 부작용으로 저축은행이 잇따라 구조조정되면서 PF 대출을 줄이는 데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아예 물량이 없어 대출로 인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파주에 본점을 둔 공평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5.2%의 1년 정기예금 금리를 1년 만에 4.2%로 떨어뜨렸고 성남 한국투자저축은행은 4.9%에서 4.1%로, 부천 한화저축은행은 5.3%에서 4.3%로 각각 금리를 낮췄다.

이처럼 금리를 낮추면서 예금자자들이 줄어듦에 따라 수신액도 급감, 지난 4월 말 현재 저축은행 총 수신은 54조원으로 지난해 말 63조원보다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수원지역 한 저축은행 지점장은 “예금액을 늘려도 대출이 되지 않으면서 여유자금이 늘어 80% 정도를 유지해야 정상인 예금·대출 비율이 60%까지 떨어진 상황”이라며 “대출 수익이 없어 적자인 만큼 금리를 낮춰 예금규모를 줄이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은 대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 마련에 애를 쓰고 있다.

공평저축은행은 예금대출비율이 현재 60%로 지난해보다 8% 떨어지면서 가계대출을 늘리려는 방침이다.

에이전트를 통해 소비자 개개인에 홍보하면서 전체 대출에서의 가계대출 비율이 지난해 20%에서 34%로 크게 늘었다. 예금대출비율 68%로 지난해 대비 4%p 감소한 경기저축은행은 중소기업대출로 방향을 선회했으며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기존 우량 대출고객에 대해 대출금리를 추가로 낮춰 상환 연장을 유도하고 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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