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에서 무담보 대출을 해준다는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여기 신청서를 작성하세요. 감사합니다.’ 이상은 대출 신청인과 담당 공무원과의 모두(冒頭) 대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대출 받으려면 금융기관의 신용이나 부동산 담보가 전제되어야 하고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높은 이자 부담으로 쉽지 않음을 절감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동구에서는 전국 기초 자치단체 최초로 담보없이 서민을 위한 소액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대상은 저소득층으로서 자립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긴급운영자금, 생계가 곤란한 경우 생업자금, 전세금이나 입주 보증금, 학자금, 병원비, 장례비 등 긴급 생활안정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대출 한도는 500만원이며 이자는 시중 은행보다 현저히 낮은 연 3%이다. 원금상환은 6개월 거치 3년간 매월 균등분할 납부하면 된다.
이러한 파격적인 대출조건은 동구 지역이 안고 있는 특수성과 어려운 이웃을 내 가족처럼 보듬는 지역사회단체와 기업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일이다. 그래서 따뜻한 사랑을 실천하는 동구청의 새로운 정책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훈훈한 인정이다.
동구지역은 관할면적 7.2㎢에 인구 약 8만명이 살고 있는데 그중 50%는 공업지역이고 나머지 50%는 주거 및 상업의 복합적 과밀지역이다. 또한 몇몇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고는 재개발 고시를 할 만큼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편이다. 더욱이 소득수준이 일정하지 않은 저소득층과 생활고를 겪는 서민들이 타 지역보다 많기 때문에 구도심의 전형적인 모습을 띤다.
이러한 주거환경과 경제적 어려움을 이해하고 뭔가 지원의 필요성을 느낀 지역인사들이 뜻을 같이 하게 된 것이다. 이른바 생활안정자금의 대출이다. 요즘 모두가 경제난으로 힘든 상황인데 시기적절한 신선한 정책이 아닌가 한다.
둘째, 용기와 희망을 갖는 일이다.
1970년대 학창 시절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부 부족함 없는 집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노동력 중심의 농업이나 중소상인으로 살림이 빠듯했다. 당시는 지금과 같이 의무교육이 아니라서 공납금을 내야만 했는데 부모님들이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 동네 여기저기로 돈을 조달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요즘 우리나라가 세계 7번째로 1인당 소득 2만 달러 인구 5천만명을 갖춘 ‘20-50클럽’에 가입하는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동구에는 70년대처럼 어려움을 겪고 사는 이웃들이 많다.
그러므로 우리의 이웃이 선진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소외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용기와 희망을 심어줄 필요가 절실하다.
셋째, 지속 가능한 튼튼한 대출기반 구조이다.
여기에 조성된 출연금이 60억원인데 이는 대출 운영관리 측면에서 볼 때 적은 금액이 아니다. 60억원은 약정 이자소득으로 적립하게 되므로 출연금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연간 200여 가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책입안 초기에는 그 금액이 크지 않았으나 대출목적 및 취지를 고려하여 대폭 증액하였다. 앞으로 사업이 활성화되고 안정된다면 더 많은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게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획기적인 사업이 시작되었다. 이미 10여명이 대출혜택을 받아 환한 미소를 지었는데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르겠다. 이제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으로 시대적 사명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 디딤돌로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 않은가. 그것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다.
끝으로, 여기에 참여한 동구 새마을지회, 관내 기업체인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어, 동국제강에 주민을 대표하여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조택상 인천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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