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은 지난 4·11총선에서 도당위원장과 현직 국회의원의 프리미엄을 가진 정진섭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뒤 전략공천을 받은 노철래 후보가 20여일이라는 짧은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선전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임기가 시작된 뒤 노 의원의 행보와 광주시민들의 반응은 기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역실정에 어두웠던 노 의원은 당선 후 지역 출신 인사를 보좌관으로 임명해 지역민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노 의원이 당선된 뒤 새로 임명한 전직 광주시의원 출신 비서실장은 행사장에서 노 의원을 대신해 연설을 했다. 얼굴도 모르는 의원이 지역 홀대를 넘어 지역을 무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후반기 의장선거에서는 미숙한 작전 구성으로 차려진 밥상을 빼앗겼고, 후반기 의장을 노리던 광주시의회 유일의 재선의원이 검찰에 고발당했다.
원래 현 의회의 정당별 구성과 전반기 의장선거 당시 협의대로라면 응당 후반기 의장자리는 새누리의 몫이었다. 노 의원이 시의원들을 불러 결속을 다지고 단속까지 했으나 마음은 다들 콩밭에 가 있었다. 결국 의장자리는 전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민주당이 맡게 됐다. 새누리당은 책임을 물어 관련 의원을 제명한다고 한다.
지역인사를 보좌진에 앉혀 민심에 귀 기울이겠다는 말도 허수였다. 노 의원은 지난 3일 19대 국회 개원과 함께 보좌관과 비서관을 각각 2명씩 임명하고, 3명의 비서를 임명했다. 이들 보좌진들은 노 의원의 비례의원 시절부터 같이 활동해 오던 인사들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일반 비서(운전기사) 1명만 광주 출신 인사로 배정됐다. 이마저도 기존 비서가 개인사정으로 그만 두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후문이다.
노 의원은 지역구 관리를 위한 지역보좌관에는 전 광주시의원 출신을 임명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름은 국회사무처 홈페이지에 등록된 7명의 보좌진에는 없다. ‘별정직 4급 대우 비서실장’ 이라는 옹색한 해명이 씁쓸하다.
지역민들은 말한다. 광주시민의 대변자 역할을 수행하려면 적어도 선거구에서 생활하면서 지역 실정이나 지역에 대한 기본 상식쯤은 이해하고 나서는 게 지역민에 대한 예의라고. 내홍과 지역실정에 어두운 보좌진 구성이 자칫 지역 발전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지금, 노 의원의 묘수가 궁금하다.
한상훈 광주 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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