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 만나고싶었습니다] 최대호 안양시장

“책상머리가 아닌 현장에 답이 있다”

최대호(54) 안양시장은 요즘 ‘다이어트’ 중이다. 연예인 못지 않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내야 하는 단체장으로서 다이어트는 솔직히 어려운 과제다. 바쁜 시정업무로 제때 식사를 챙기지 못하는 날도 많고, 저녁 회식자리를 피할 수 없는 게 단체장의 일상이다. 그런 최 시장이 과감하게 다이어트에 도전, 13kg를 감량하는데 성공했다.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홀쭉해진 모습에 ‘시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어디 아프세요’라는 질문에 간혹 ‘젊어졌다’는 반응까지 가지각색이지만 이럴 때마다 최 시장은 한결같이 “민선5기, 취임 2주년을 맞아 ‘마음 다이어트’ 중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안양시는 건설 붐을 타고 지역개발사업이 활발했던 2004년도 재정자립도가 거의 90% 수준에 이르렀으나, 지역개발사업이 완료돼 특별한 세입증가가 없고 도시성장도 한계에 달해 올해 재정자립도는 58%에 불과하다. 최 시장에겐 결단이 필요했다.

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을 과감하게 다이어트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살과의 전쟁, 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날씬해진 몸과 마음으로 안양시 곳곳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최 시장을 7월 10일 오전 집무실서 만났다. 다이어트 노하우는 물론 야심찬 프로젝트로 시작된 안양시 후반 시정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조직 다이어트 더 건강한 시정 ‘체질개선’

“취임 후 하루가, 한 달이, 일 년이 어찌 흘러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말 바쁘게 지냈습니다. 사생활 포기하고 몸과 마음을 안양시민에게 내놓았습니다. 밤낮없이 일하던 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안양시민의 수장으로서 체력이 곧 안양시의 힘이라고 생각했고, 또 안양시도 그 동안에 상당히 비대해졌기 때문에 젊고, 푸른 안양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다이어트가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으로 몸도 마음도 아주 건강해졌으니 앞으로 안양시도 한층 젊어지고 역동적인 도시가 될 것입니다.”

생각하는 바가 있으면 몸으로 실천하는 최대호 시장은 ‘책상머리가 아닌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마인드로 늘 현장을 누비는 행정가다.

취임 2년 동안 최 시장의 현장에서의 열정과 노력은 71회에 달하는 기관표창 및 사업공모 선정이 대신 말해 준다. 시상금만도 106억원에 이른다. 특히 식품안전과 청소년육성 분야에서 대통령 표창, 전국 기초단체 일자리창출 평가에서는 국무총리표창을 각각 수상했고, 또한 경기도가 주관한 시군합동평가와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 평가 최우수 기관 선정을 2연패나 했다.

제1회 대한민국 지자체 생산성평가에서는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시가 응모해 정부가 채택한 스마트콘텐츠밸리 조성사업과 여성친화도시 선정도 괄목할 성과로 뽑힌다.

“안양시가 제안해 정부정책으로 채택된 스마트콘텐츠밸리는 300개의 스마트콘텐츠관련 기업 유치를 통해 1만8천명에 이르는 고용창출과 1조5천억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가 예상됩니다.

우리나라 전략산업이 될 스마트콘텐츠의 허브로 성장이 기대되는 안양 스마트콘텐츠센터는 지난 5월 30일 개소했고 7월 3일에는 스마트산업시대로 도시구조를 재창조하는 스마트창조도시 선포식을 가졌습니다.”

안양지역 경제활성화 ‘청신호’

최 시장은 취임 2주년을 스마트하게 시작했다. 구 대한전선 부지에 조성되는 평촌스마트스퀘어는 지난 6월 7일 국토해양부 수도권정비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개발에 급물살을 타게 됐다.

시는 9월 착공 및 용지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7년까지 대한전선 본사를 비롯한 12개 계열사와 첨단산업 및 R&D관련 기업들이 입주하게 되며, 6만3천 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고 생산유발효과만도 6조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KTX광명역사 인근의 석수스마트타운과 관양동 동편마을 단지에 들어서는 관양스마트타운도 현재 22개 유망기업 입주가 확정된 상태다. 제약과 R&D 등 유망기업들이 입주하게 되는 이 두 개 지역은 8천억 원에서 최대 1조8천억 원에 이르는 생산유발과 3만 명이 넘는 고용창출 등 만만치 않은 경제파급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안양지역 경제활성화의 청신호가 될 4개 지역 산업단지 개발에 대한 최 시장의 기대도 크다. 그만큼 행정적 지원도 아낌없이 하고 있다.

“이들 4개 도시첨단산업단지는 편리한 교통여건과 기업경영에 적합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데다, 시가 조성원가보다 저렴하게 용지를 분양하고 행정적 뒷받침까지 하게 됨으로써 이미 인기 상종가를 기록했습니다.

시는 이와 함께 ‘기업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로 중소기업육성자금을 1천억 원에서 1천2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업체당 융자지원액도 8억 원으로 3억 원을 늘렸습니다.

관내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상수도요금 50% 감면과 세무조사 유예 및 용적률 상향 조정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강한 신념으로 기업유치에 올인하면서 각종 기업지원 사업 등을 전개해온 ‘최대호식 지역살리기’는 예년에 비해 공장수는 12%, 벤처기업 43% 증가로 나타나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 

최대호 시장이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유독 공을 들이는 분야는 바로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살리기다. 최 시장은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키며 취업관련 사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최 시장은 “취업관련 정보와 알선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일자리센터를 설치해 5천여 개의 일자리 발굴과 7천 명 가까운 인원이 취업으로 새 삶을 누리게 됐다”고 소개했다.

취업박람회와 일자리 구하는 날인 일명 ‘19day’를 꾸준히 운영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안양청년채용 선언’으로 사회진출을 앞둔 지역소재 고교졸업생과 기업체 간 취업 교류를 위한 다리를 놓았다. 그해 7월에는 KT자회사와 여성일자리 창출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월 1회 시장별 요일을 정해 최대 50%까지 싸게 파는 할인행사인 ‘전통시장 세일데이’는 안양시가 전국에서 첫 시행한 제도로 시장상인들은 평균매출의 40% 이상 수익을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경기도내 소재한 전통시장에서 앞다퉈 도입했고,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전통시장을 살리는 확실한 보증수표임을 입증해 가고 있다.

“시는 세일데이 추진과 함께 대형할인마트가 일정 구역 안에 들어서지 못하도록 하는 ‘지역상권보호조례’를 지난해 2월 제정한 가운데 아케이드와 주차장 및 화장실 설치, 시장정보를 실시간 알려주는 전광판 신설 그리고 시장별 특성을 살린 다양한 이벤트 등은 소비자층을 파고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시가 나서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장상인 체육대회를 2회에 걸쳐 개최했고, 시장에서만 유통되는 ‘온누리 상품권’ 판촉에도 힘써 지난해 판매액만 전국 최고수준인 33억5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공교육 롤모델 실현

전남 해남 출신으로 연세대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한 교육학 박사이기도 한 최 시장은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글로벌 인재육성과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지원을 위해 지난해 1월 26일 출범한 인재육성장학재단은 기업인과 개인 등의 기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설립 이후 현재까지 11억6천여만 원이 기탁금으로 조성돼 있으며, 이 중 1억6천여만 원은 최 시장이 봉급을 기부한 액수다.

또 친환경무상급식을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와 유치원으로 확대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아무리 시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 해도 미래의 동량을 위한 교육사업만큼은 아낄 수 없다는 것이 최 시장의 방침이다.

“양평·가평군과 2회에 걸쳐 친환경 쌀 공급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안양권 3개시(안양, 군포, 의왕) 합동으로 학교급식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혁신교육지구 지정으로 11개 초중고교에는 보조교사와 행정코디네이터 및 상담사가 배치되고 방과 후 보육교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 시장은 “올해 특히 주5일제 수업을 맞아 수업혁신, 창의적 체험활동, 혁신교육 활성화 등을 내용으로 한 6대 사업을 확정, 64개교로 확대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층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안양시를 책임지고 있는 최 시장은 기업이 각종 규제 때문에 지방으로 떠나가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나가는 침체된 안양시를 스마트한 행정을 통해 창조도시로 리모델링시키고 있다. 

글 _ 안양·한상근 기자 hsg@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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