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를 가다] 용인 제일초등학교

재능 살린 창의인성교육으로 미래 핵심인재 키운다

“월요병이요? 우리는 주말마다 월요일이 기다려져요.”

용인시 양지면 제일리 한적한 농촌마을에 자리한 용인제일초등학교. 지난 1947년 개교해 지금까지 2천682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용인제일초는 전교생이 12학급 220여 명 수준으로 겉보기엔 여느 농촌 초등학교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용인제일초는 지난해 3월 용인지역 초등학교 중 가장 먼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혁신학교로 지정을 받았다. 이는 교장부터 일선 교사에 이르기까지 전 교직원의 자발적인 창의교육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용인제일초만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창의적인 학교 경영을 인정받아 올해 2012 대한민국 좋은 학교 박람회에 초청되기도 했다.

■매일 자연과의 만남

용인제일초에서는 학교 내·외에 마련된 생태교육장에서 학교 숲 교실과 자연탐구 활동을 통한 친환경 녹색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교내에 수생식물원이 조성돼 있어 수련과 부들, 연꽃 등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다. 또 병아리가 알에서 부화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는 제일동물농장과 텃밭, 비단공작소 등도 아이들이 직접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교내 시설들이다.

또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에 따라 매일 학교 뒷산에 꾸며진 생태탐방로 ‘해오름 산책길’에 오르는 등 자연과 만나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 주변에 산재한 포은유적지, 용인전통시장, 용인향교, 선유대, 세종옛돌박물관, 와우정사 등 문화유적지를 토대로 다양한 문화·역사교육이 병행되고 있다.

아울러 1학년에서 6학년까지 한 팀을 이뤄 진행되는 의형제 금박산 등반활동을 통해 협동심과 인내심,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자연친화적 감성을 키우고 있다.

■국악·서예 등 문화예술 체험 활동

용인제일초는 다양한 문화예술활동 체험을 통한 재능과 특기 신장을 위해 매년 여름·겨울 방학 중 ‘꿈오름캠프’를 진행한다.

꿈오름캠프에서는 전문 강사뿐 아니라 교사, 학부모 등의 재능기부로 가야금과 도예, 사진, 서예, 뮤지컬, 사물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마지막 날에는 꿈오름예술제가 열려 캠프기간 쌓아온 기량을 발휘하는 시간도 갖는다.

또 학년별 단계에 맞게 학생 1명당 1개의 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지도하고, 학생들의 예술적 감성 제고를 위해 주기적으로 교사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아트플러스 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용인제일초 학생들의 관현악과 리코더 부문이 각종 예능 발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기초교양 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적 소양을 키우고, 태권도 및 줄넘기 프로그램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기업·학교 등과 협약 통해 과학교육

용인제일초는 기업과 학교 등 다양한 기관과 협약을 통해 과학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삼성전자와 1년간 꿈나무 과학교실을 운영하기로 결연, 삼성전자 연구원이 한 달에 2회 학교를 방문해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과학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 가천대, 영재교육기관 등 여러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MOU를 체결해 교육 기부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나곡중 영재반 학생들이 1일 교사로 나서 과학캠프를 진행했다. 나곡중 영재반 학생들은 소리의 진동을 이용한 ‘부루젤라 만들기’, 진공의 세계 ‘초코파이의 변신’, 운동량 보존의 법칙을 이용한 ‘김연아 회전의 비밀’, 태양의 흑점 관찰, 돼지 심장 해부 등 모두 20여 개의 실험을 진행해 학생들의 흥미를 끌었다.

■학력향상 및 인성교육

용인제일초는 학력향상과 자기주도적 학습력 신장을 위한 ‘해피학력향상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멘티-멘토 학습도우미제를 운용해 개인의 학력을 향상시키고, 상시 평가를 통해 매달 성장 참조형 배움 성장 알리미를 가정에 배포하는 맞춤형 교육서비스다.

또 배려와 친절·존중·예절·질서 등 5가지 품성을 함양하는 바른 5품성 다지기 교육을 통해 기본생활습관을 심어주고, 친구사랑과 효 체험·인권 존중·사제동행 등 공감프로그램을 통해 학교폭력 등 각종 폐해를 예방하고 있다.

특히 ‘양심달란트’는 용인제일초만의 특별한 제도로, 선행이나 모범적인 행동을 한 학생에게 달란트를 줘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행과 모범을 생활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 서바이벌 영어캠프 등 영어 집중프로그램을 통해 영어교육을 활성화하고 독서 신장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논술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학부모와 함께 교육활동 지원

용인제일초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과정협의회를 통해 창의지성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뿐 아니라 빛솔학부모회, 좋은 아빠 모임, 제일 폴리스 맘, 도서 도우미, 학습도우미회, 동화 읽는 엄마모임 등 학부모와의 협력체제를 갖추고 있다.

또 학부모 재능 기부 인력풀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전문가 초청 수업, 학생들의 과제를 지도하는 ‘엄마 품 멘토링’, 일과 시간 이후 학생을 돌보는 ‘엄마 품 온종일 돌봄 교실’, 안전한 등하교를 위한 어린이 안심 알리미 서비스와 학교 안전 시스템 ‘세이프 존 봉사교사제’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25개 부서 42강좌의 다양한 특기적성교육과 토요휴업일 해피플러스 토요 방과 후 프로그램 (8개 부서) 등을 통해 특기신장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인터뷰> 용인제일초 한은석 교장 "학생중심의 행복한 학교 만들것"

 

“뒤처지는 학생이 없는 학교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80%의 학생을 이끌어가기 위해 20%의 낙오자를 허용할 수밖에 없는 게 통상의 교육 현실이지만 속도가 늦더라도 모든 학생을 독려해서 낙오 없이 끌고 가야 한다는 게 용인제일초등학교 한은석 교장의 교육철학이다.

한 교장은 지난 2010년 9월 용인제일초 교장으로 부임한 뒤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과 수업개방, 전문성 향상 등의 교육혁신 사업을 추진, 이듬해 3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혁신학교 지정을 이끌어냈다.

-부임했을 당시 용인제일초에 대한 인상은.

용인제일초는 농촌 한복판에 자리 잡은 학교로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문화시설도 많지 않아 여건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학생지도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수업시간뿐 아니라 쉬는 시간이나 점심 때 항상 담임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각자 특화된 교육을 하고 있었다. 교과서에 얽매인 틀에 박힌 교육이 아니라 교실 안팎을 넘나드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었다.

-꿈오름캠프 등 학생들의 소질 계발에 치중한 사업이 많은데.

교육에 앞서 꿈과 목표를 심어주는 일이 우선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더욱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재능과 소질을 발견하고 꿈꿀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학생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즐거운 배움 속에 재능을 키우고 나눔을 실천해 학생 모두의 꿈이 성장하는 창의적인 학교경영을 구연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학교운영 계획은.

용인제일초는 ‘배움이 즐겁고 꿈을 키우는 제일 어린이’라는 교육지표 아래 누구에게나 각자에게 맞는 재능교육과 다양성을 살린 창의 인성 교육으로 미래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고자 한다.

토론과 협력 중심의 학교시스템, 즐거운 배움이 있는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 존중과 배려가 있는 학교문화 구축 등을 통해 배움·나눔·꿈이 있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

또 학생중심의 재능 신장, 배움 중심의 교실 문화,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어울림을 통해 변화하는 교육에 발맞춰 자율과 협력을 바탕으로 행복한 학교 이야기를 써내려 가겠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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