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텝업4:레볼루션’

‘플래시 몹' 소재로한 댄스의 모든것

마이애미를 무대로 활동중인 댄스그룹 MOB의 리더 션(라이언 구즈만)은 유튜브 댄스 배틀에서 천만 조회수를 돌파해 십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 것이 목표다. 호텔 웨이터가 아닌 다른 일을 찾아보라는 누나의 조언에도 그는 춤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호텔 사장의 딸이자 무용가인 에밀리(캐서린 맥코믹)를 만나게 되면서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션은 현대 무용단 오디션을 앞두고 걱정하는 에밀리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기 위해 그들의 아지트에 초대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쉽게 지치기 마련. 여기 그런 상황에 놓인 두 남녀가 있다. 춤 실력은 뛰어나지만 주머니 사정은 결코 나아지지 않는 션과 호텔을 물려받길 원하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용가가 되고 싶은 에밀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만 들었을 때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지 예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치명적인 약점을 영화 ‘스텝 업4: 레볼루션’은 굳이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게 드러내며 관객들을 강렬한 댄스와 음악의 힘을 빌려 화면 속으로 끌어당긴다.

2006년 할리우드에서는 작은 금액인 1천200만 달러(약 135억 원)의 제작비로 흥행 신드롬을 일으켜 속편에 이어 3편까지 만들어진 춤 영화 ‘스텝업’ 시리즈.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스텝업 4’는 댄스 영화의 한 단계 진화를 보여줬다.

특히 흔해 빠진 댄스 배틀 스토리를 버리고 인터넷 시대의 발달로 춤 역시 하나의 소통 수단이 됐다는 점을 포착한 것이 이 영화의 영리한 지점이다. 제작진은 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 통일된 춤이나 행동을 보여주는 ‘플래시 몹(Flash Mob)’을 영화의 소재로 삼았다.

 

목소리를 낼 힘이나 통로가 없어도 플래시몹으로 던진 메시지가 유튜브를 통해 퍼지면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점이 전편보다 풍성한 이야기와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특히 거대한 빌딩의 로비에서 똑같은 검은 정장을 입고 로봇 같은 춤을 추면서 자본주의 획일성을 보여주는 군무와 공중에 돈을 뿌린 뒤 진짜 로봇 인형이 나타나 ‘우리는 팔리는 상품이 아니다(We are not for sale)’라는 팻말을 보여주는 장면은 통쾌한 즐거움을 준다.

미술관에서 벌이는 예술적인 플래시몹과 현대무용을 접목한 남녀 주인공의 우아한 듀엣도 춤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흥미롭게 볼만한 대목이다.

전편을 연출한 존 추가 제작자로 나서고 광고와 뮤직비디오로 경력을 쌓은 스콧 스피어 감독이 새로 메가폰을 잡았다. 안무는 그간 시리즈에 계속 참여해온 자말 심스가 또 맡았다.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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