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대비의 벽, 태풍보다 강했다

도내 덮친 태풍… 발빠른 대비책 빛났다
취약지 곳곳 인력배치… 유리창 테이프 붙이고… SNS 실시간 정보공유

태풍 볼라벤의 직접 영향권에도 경기지역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관계당국과 시민들의 철저한 태풍 대비 때문이라는 평가가 일고 있다.

특히 예전과 달리 시민들은 언론에서 시시각각 전하는 소식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SNS 등을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발빠르게 대비태세를 갖추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2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재난안전대책본부와 도소방재난본부는 28일 시·군에 현장상황지원관을 파견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통제요원을 배치하는 등 현장관리를 강화했다.

또 5천960명의 인력을 투입해 인명구조와 급·배수지원 등에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도민들의 태풍 대비도 관계당국에 못지않게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께 수원시 송죽동의 주택가에서는 유리창이 강풍에 깨질 것을 우려, 접착테이프와 신문 등을 유리창에 붙여 놓은 집이 5집당 한집 꼴로 보였다.

고층 아파트들도 마찬가지로 안산시 단원구의 S아파트는 1천768세대 중 약 800여세대가 베란다 유리창에 접착테이프나 신문 등을 붙여놓은 채 태풍에 대비하고 있었다.

수원시 권선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K(55)씨는 “어제, 오늘 해서 접착테이프가 모두 동이 났다”며 “강한 바람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드물지만, 접착테이프와 신문을 급하게 사러 오는 사람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의 사고 예방을 위한 신고정신도 큰 피해로 번지는 것을 막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오전 11시께 수원시 영통구에서는 간판이 떨어질 것 같다는 신고가 계속 들어와 소방인력이 투입돼 응급조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해 태풍의 강한 바람에 간판이 떨어져 인명피해로 번지는 것과는 달리 도민들의 빠른 신고로 큰 사고를 예방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3시께 안산시 예술대학로에서는 약 300여m 구간의 모든 신호등이 고장상태임에도 불구, 교통경찰 6명이 수신호로 교통통제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안산에 거주하는 L씨(25)는 “빠른 복구 덕에 교통체증 등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방재난본부에서 안내한 태풍 안전 대비책에 관한 정보가 SNS를 통해 퍼져 나가는 등 피해 예방을 위한 노력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빛났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