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불공은 성불의 씨앗

8월 24일은 칠석이며, 9월 1일은 우란분절(백중)이다. 칠석과 우란분절은 죽은 자와 살아있는 자 모두를 부처님과 인연 맺도록 하는 날이다. 많은 종류의 불공이 있지만 크게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불공과 망인을 위하는 천도불공으로 나눌 수 있다. 다가오는 칠월칠석과 우란분절은 우리 불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주일을 사이에 두고 자연스럽게 정해진 불공을 올리는 날이다.

특히 7월 칠석은 동쪽의 소 기르는 견우와 서쪽의 비단을 짜는 직녀가 서로 만나 사랑을 나누는 날이다. 그 사랑이 너무나 애절해 칠석날 저녁에는 견우와 직녀가 흘리는 눈물이 구름이 되어 하늘을 가리고, 비가 되어 땅으로 내린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백중은 목련존자인 나복이가 아버지 부상 장자와 어머니 청제부인을 위해 지극 정성을 다해 무간지옥에 빠져 있던 어머니를 왕생극락 시키고, 그 인연법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 사람들이 목련존자의 효심을 배우도록 한 불공일이다.

금년 윤3월이 들어 있어 각 사찰과 불제자들은 영산대재라든가, 수륙대재 등 불공준비에 그 어느 해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냈었다. 이러한 불공들을 깊이 생각해 보면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불공이든, 죽은 사람을 위한 불공이든 모두 자기 자신을 지키고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으며 자기 자신을 위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불공은 이렇게 믿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믿음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더욱 더 신뢰하게 만들고 근본 도리를 지키고 행하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우리는 불공을 올릴 때는 선량한 마음을 바탕으로 거짓 없이 아름답고 거룩한 모습으로 행하고 몸과 마음에 모든 정성을 다해야 한다. 형식에 치우친다거나 남을 의식해서 마지 못해서 올린다거나 하는 마음 바탕은 불공의 참뜻이 아니다 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을 해야 한다.

불공을 크게 생자와 망자를 위한 불공으로 나눈다면 말과 행동은 불공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말이 다르고 행동이 달라서는 안 되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말과 행동이 하나로 화합이 되고 실천이 되었을 때 그 정성이 불공으로 나타날 수가 있고 소원성취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 가장 훌륭하고 거룩한 재산과 보배는 ‘따뜻한 말 한 마디’라고 하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만법이 말에서 시작되고 말에서 끝이 나게 되어 있다. 말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르는 행동이 없는 것은 불공이 아니라 오히려 업장만 짓게 되는 것이다. 천수경의 첫머리가 ‘정구업 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로 되어 있는 것처럼 우리 인간이 지켜야 할 것이 말이고 길이길이 닦고 또 닦으며 발전시켜 나아가야 하는 것이 말이라는 것을 잘 나타내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진실한 마음과 선량한 말 거룩한 행동은 바로 불공의 초석이다. 견우와 직녀의 사랑이야기와 목련존자의 효 사상 모두가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옛 속담과 같이 불공은 지극한 정성과 노력, 말과 행동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잘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행복과 불행 또한 말과 행동 노력과 정성에 달려있다. 말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으면 남에게 존경을 받을 수가 없고 업신여김의 대상이 되고 만다.

성행 대한불교조계종 청계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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