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급제 이몽룡, 춘향 만나러 가던 길 떡으로 요기했던 소설속 배경
화성 병점역 일원서 10월 6일부터 이틀간 열려
과거급제 후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춘향이를 만나러 가던 중 요기를 했던 곳이 있다. 바로 화성시 병점동 ‘떡전거리’다. ‘춘향전’을 읽다보면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춘향을 찾아 남원으로 내려가는 장면이 있다. 서울 숭례문 밖에서 마패를 받은 이몽룡이 동작나루와 과천을 지나 수원에서 하룻밤을 잔 뒤 대황교, 떡전거리, 진개울, 중미고개를 넘어가는 장면이 그것이다.
‘떡전거리’란 표현이 ‘춘향전’에 등장한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역사적 의미 또한 커 이를 기리기 위해 고려시대부터 떡 파는거리 일명 ‘떡전거리’로 알려진 화성시 병점동 병점역 일원에서 10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2012 병점 떡전거리축제’가 열린다.
떡전거리축제가 열리는 병점(餠店)은 ‘떡병(餠)에 가게 점(店)’으로 한자 풀이 그대로 떡 가게가 많았던 곳이다. 경기도에서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로 통하는 큰 길목으로 고려시대부터 자연스럽게 행인들과 떡을 파는 가게들이 많아 ‘떡전거리’로 불리었으며 그 후에 병점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갖게 됐다.
‘암행어사 이몽룡이다’ ‘짚풀공예 체험’ 등
고전과 현대의 만남 다양한 행사 마련
과거시험·한복패션쇼·떡경연대회 등 행사 풍성
축제는 국철 1호선 병점역 1번 출구에서 화성경찰서 태안지구대 방향 500m를 전통 떡전거리로 꾸며 펼쳐진다.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정오부터 조선시대 과거시험처럼 전통의상을 입고 화성지역 고등학생 20명이 ‘떡전거리 과거시험’을 치른다. 이어 흥겨운 남사당놀이가 1시간 동안 진행되며 오후 4시부터 떡전거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한복 퍼레이드도 볼만하다.
‘한복 패션쇼’에서는 서민부터 양반, 임금 등 조선시대 복식문화부터 현대 한복까지 한복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6일과 7일 오후 5시에는 2012년 현대판 퓨전극 ‘암행어사 이몽룡이다’가 공연된다. 이몽룡이 떡전거리에서 떡을 먹었다는 역사적 스토리를 바탕으로 이몽룡과 춘향이의 달콤한 러브스토리를 선보인다.
축제 이튿날인 7일에는 합격을 기원하는 ‘병점 몽룡떡 경연대회’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무엇보다 다양한 전시와 체험행사가 많아 연인, 친구, 가족끼리 나들이 행사로 제격이다. ‘다문화가정과 함께 하는 세계 떡전시’부터 조선시대의 베나 옷감을 파는 가게 ‘포목전’, 어르신들과 직접 짚신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짚풀공예’ 체험, 옛날 뻥튀기 기계를 이용한 추억의 뻥튀기도 맛볼 수 있다.
이밖에 조선시대 도성내 병인을 치료하는 업무를 관장했던 내의원·활인서를 재현해 조선시대 의상을 입은 한의사가 관람객들을 무료 진찰해주는 코너도 마련돼 있으며 점술집, 서당, 포도청, 방앗간 등이 마련돼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떡메를 쳐 인절미로 만들고, 시루에 불을 지펴 시루떡을 만들어 보는 떡 체험장도 운영된다. 관람객들은 떡전거리 주막과 떡카페에서 각종 웰빙떡을 맛볼 수 있다. 게다가 공굴리기, 줄다리기,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민속놀이 코너도 마련돼 어른과 아이 모두가 즐거운 주말을 예고한다.
한편 이번 축제는 화성시가 주최하고 화성시문화재단이 주관하며 경기일보, 태안농협, 화성웰빙떡클러스터사업단이 후원한다.
문의: 화성시문화재단 (031)8015-8123/ 경기일보 전략사업부(031)250-3383
‘떡전거리’는…
떡전거리가 명성을 얻은 것은 조선 17~18세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역과 원 등 관리와 일반 민간인의 숙박과 식사를 해결해주던 곳들이 사실상 와해된다. 그 후 상업의 발달로 인해 일반인들이 경영하는 주막이 등장하기 사작했다. 장사를 위해 사람들의 이동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병점의 경우 지리적으로 수원을 출발, 오산·천안으로 가는 나그네들이 시장기를 느낄 중간 지점이었던 것이다. 특히 조선시대 사람들이 보통 아침 저녁 식사만을 주로 한 점으로 볼 때 간식 역할을 하는 떡의 효용성은 더욱 컸을 것이다.
병점의 경우 병점, 안녕리, 황계리, 반정리 등 그 주변에 넒은 논들이 펼쳐져 있어 질좋은 쌀들이 많이 생산됐다. 이들 양질의 쌀로 맛있는 떡들을 만들 수 있었던 것. 이 지역의 쌀은 일제에 의해 병점역을 통해 일본으로 강제 운송되기도 했다.
또 1911년 조선총독부에서 전국의 지명과 지지(地誌)사항을 조사해 작성한 지리정보자료인 ‘조선지지자료’에 수원군 태촌면 항목에는 ‘餠店(병점) 酒幕(주막)’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당시 수원군 지역 및 그 일대에는 총 5개의 주막이 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새슐막(수원군 남부면 구천동), 대황주막(수원군 안녕면 간촌 부근), 돌당거리주막(수원군 갈당면 석당리), 오산주막(수원군 청호면 오산)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떡과 인연이 많은 병점에서 열리는 ‘2012 병점 떡전거리축제’는 경기도민들에게 병점의 유래를 알리고 지역고유의 풍습을 함께 즐기기 위한 축제다.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화성시문화재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