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재생사업 판단미스, 수백억 공중분해

인천도시公, 민간사업자에 토지 용도변경 

감정가 896억으로 하락… 감사원, 감사착수

인천시가 민자사업으로 숭의운동장(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다가 224억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

11일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에 따르면 시는 인천도시공사에 위탁을 주고 민간자본(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유치해 남구 숭의동 옛 숭의운동장 일대 9만70㎡에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주상복합단지를 짓는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을 처음 시작했던 2007년께는 부동산 경기가 좋았기 때문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에이파크개발㈜에 주상복합단지 부지를 팔아 매각대금을 축구경기장 건설비용으로 충당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민간사업자로서도 주상복합단지 개발 이익금을 기대할 수 있으니 남는 장사였던 셈이다. 당시 주상복합단지 토지추정공급가격은 1천53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점차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상복합단지를 개발하더라도 이익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인천도시공사는 2010년 주상복합단지 부지를 감정평가해 1천202억원의 감정가를 받았다.

그러나 에이파크개발 측이 부동산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상업용지 규모를 축소해 달라고 요구했고, 시와 인천도시공사는 기존 주거용지가 60%, 상업용지가 40%였던 주상복합단지 부지를 주거용지 90%, 상업용지 10%로 변경해줬다.

이 때문에 올해 초 토지 감정평가를 다시 받은 결과 감정가는 896억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축구경기장 건설대금인 1천120억원보다 무려 224억원이나 모자라는 금액이다.

이로 인해 시로부터 위탁받은 인천도시공사는 채권을 발행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224억원을 물어주게 됐고, 시는 오는 2016년까지 인천도시공사에 현금 또는 현물로 손실보전을 해주기로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축구경기장 건설대금을 1천120억원만 인정해주기로 협약을 맺어놓은 것이다. 실제 축구경기장을 짓는데 1천500억원 상당이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손실은 600억원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시와 인천도시공사가 민간사업자의 의도대로 토지용도를 변경해주고 토지감정가를 낮춰줬기 때문에 수백억원 상당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판단, 인천도시공사 등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계속 시간만 끌게 되면 에이파크개발과 법정소송까지 가고 축구경기장 건설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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