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화재·장남교 붕괴사고 희생자 안타까운 사연
한밤중 전기살충기 폭발사고로 네살배기와 여덟살짜리 형제가 목숨을 잃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형제의 희생을 모른 채 엄마와 할머니는 중·경상을 입고 병마와 싸우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1일 새벽 1시20분께 군포시 당동의 한 4층 빌라 1층에서 전기살충기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나 A군(8)과 동생(4)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아버지 B씨(31)와 부인 C씨(30), 노모(65)가 화상 등 중경상을 입었다.
발견 당시 어머니 C씨와 노모는 각각 방 안과 거실에서 쓰러져 있었으며, 두 아이는 연기에 질식해 숨져 있었다.
아버지 B씨는 불길이 확산되자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지만, 사고로 두 아이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은 뒤 실신을 반복하고 있다. 아이들의 시신은 인근 한림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어린 형제들의 사망소식을 아는 사람은 B씨뿐으로, 할머니는 얼굴에 화상을 입어 안면전체를 붕대로 감싸고 있고 어머니는 연기를 흡입해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B씨는 3개월 전 실직하고도 화목하게 가정을 이끌어 왔지만, 사고를 당하기 3일 전인 지난 18일 충남 보령으로 다녀온 낚시여행이 아이들과의 마지막 추억이 됐다.
B씨의 동서는 “열흘 전 조카들이 집에 와 고등학생인 우리 애들과 놀다 갔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군포=김성훈기자 magsai@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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