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선의 세계속으로 ⑨] 스리랑카 화려한 불교문화 ‘인도양의 진주’

스리랑카는 많은 불교유적과 더불어 때 묻지 않은 우거진 숲, 저렴한 물가, 일 년 내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온화한 날씨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자연 상태에서 표범, 곰, 코끼리 등 많은 야생동물로 볼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불교의 가르침에 따라 식물과 동물의 살생이 금지돼 있어 규모가 큰 국립공원이 13개나 된다.

스리랑카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물은 코끼리다. 아프리카 코끼리보다 체격이 작은 편으로 주로 집단으로 이동하고 생활한다. 인공 저수지 근처에서 신선한 풀을 먹으며 유유자적하게 지내고 있는 코끼리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오늘날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에서는 불교가 쇠퇴한 반면 스리랑카에서는 여전히 불교가 번성하고 있다.

인도 아쇼카 황제의 아들인 마힌다 왕자가 스리랑카에 불교를 전파한 후 불교는 스리랑카 사회의 중심이 되고 있다. 스리랑카의 불교는 대중포교에 중심을 둔 대승불교와는 달리 계율엄수를 중요시 하는 소승불교이다.

콜롬보는 스리랑카의 수도로 현재와 과거가 잘 조화된 도시다. 시내에는 현대식 쇼핑센터, 다양한 종교건물, 서민들의 시장과 현대식 건물 등이 공존하고 있다. 국립박물관과 네덜란드시대의 박물관이 콜롬보 시내에 있어 과거 역사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그리스인, 로마인, 페르시아인들은 콜롬보의 항구를 무역항으로 이용했다. 포르투갈인들은 이곳에 요새를 구축하고 해안을 지배했다. 네덜란드인들은 1656년 무자비한 포위공격으로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점령했으나 한 세기 반 뒤에 영국에 넘겨줬다. 1948년 2월 4일 스리랑카는 외세를 물리치고 비로소 독립국이 됐다.

스리랑카는 한반도 3분의 1 크기에 불과하지만 수려한 자연 경관과 2천500년의 장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스리랑카의 고대와 중세기 시대에 유적으로 남아 있는 것은 대개 왕궁과 사원 그리고 저수지 등인데 이들 모두가 불교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거나 유적들이다.

5세기경에 세워진 시기리아는 사자 상이라고도 불리는데 정글 속 200m 높은 바위에 세워진 왕궁이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곳을 이용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주위를 둘러 해자가 있고 성채가 있으며 바위 양쪽에 정원이 있고 거대한 사자의 발톱이 정상을 오르는 계단에 수호 상처럼 버티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천년의 도시로 정교한 도시 계획과 정상에 왕궁을 건축한 기술은 감탄사를 연발케 한다.

정글·저렴한 물가·온화한 날씨… 표범·곰·코끼리 등 야생동물의 천국

시기리아의 가장 유명한 장면의 하나는 바위의 아슬아슬한 곳에 그린 페레스고 여인상들이다. 반나체의 우아한 여인들의 모습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담불러라는 사원은 기원 전 1세기경 산언덕 위에 위치한 바위 속에 세워졌다. 역시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로, 담불러는 시기리야에서도 볼 수가 있다. 다섯 가지 유물 중 기원전에 새긴 양각 글자들과 15m 크기의 와신 부처상과 150개의 불상, 그리고 내부 천정과 벽에 그린 여러 형태의 탱화가 있다.

담불러 석굴사원은 기원전 1세기에 신할라 왕 왈라감바후(Walagamba hu)에 의해 세워졌다. 왕은 당시 수도였던 아누라다푸라에서 타밀군의 침략으로 이곳으로 피신한 뒤 왕권회복을 꾀했다. 왈라감바후는 타밀 군을 무찌르고 다시 왕좌에 오른 후 감사의 뜻을 모아 이곳에 사원을 건축했다고 한다.

담불러 석굴사원은 하나의 바위 속에 동굴을 파서 만든 절이며, 석굴 사원 중 세계에서 가장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5개의 석굴 면적이 2천㎡이고, 150개 이상의 부처상이 있으며, 길이가 14m나 되는 와불의 모습도 인상 깊다.

켄디는 아름다운 언덕 위의 도시로 포르투갈, 영국 식민지 지배가 시작되는 1815년까지 수도였다. 아름다운 호수, 중세기 미술작품들, 강, 차 그리고 향료 농장 등이 있다.

부처님의 진신 치아를 보존하고 있는 달리다 말리가워는 이곳의 최고 유적지이다. 해발 500m가 넘는 산악 도시이며 싱할라 족속의 원래 모습과 전통이 남아있다.

캔디에는 모두 486개의 역사적 건축물을 보유하고 있다. 캔디는 매년 8월 열리는 ‘페라헤라 축제’로 유명하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스리랑카의 국보 1호 ‘달라다 말리가와’ 사원 근처에서 15일 동안 성대하게 열리는 축제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축제 기간에는 각종 보석으로 장식한 코끼리들이 시가행진을 벌이고, 수백 명의 댄서들이 스리랑카 전통 춤을 선보인다.

역사적인 도시인 골이라는 중세기 도시는 현재 유네스코 지정 문화재로 되어 있다. 해변 주위에는 전통적인 조각품과 보석 그리고 바틱 등을 비롯한 상품들도 많이 있다.

아유레다라는 전통적인 이 나라 고유의 약초를 사용하는 마사지도 있다. 해변을 걷다보면 붉은 태양 아래 드넓은 인도양 바다에서 외다리 낚시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외다리 낚시(스틸트 피싱, stilt fishing)는 얕은 바닷가에서 센 물결 때문에 장대를 박아놓고 거기 매달려 고기를 잡는 독특한 방식이다.

가까이 가서 보면 낚싯대를 바다에 드리우고 외다리 장대에 매달린 늙은 어부의 모습이 처연하게 다가온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죽음도 불사하며 일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여행 칼럼니스트 허용선

중앙대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7년 전국대학미전 문교부장관상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보도 관련 공로 체육부장관상, 2004년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그 동안 9회에 걸친 개인전을 열었으며, 지금까지 세계 90개국, 1천여 곳 이상을 취재했다.

사진작가가 겸 여행 칼럼니스트,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출간한 책만도  20권에 이른다.

 

 


[Interview] 티샤 위제라트네 주한 스리랑카 대사

자연·문화유산 보고 친절한 미소 큰자랑

티샤 위제라트네(Tissa Wijeratne) 주한 스리랑카 대사는 지난해 6월부터 주 스리랑카 대사로 근무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국제경제관계학을 졸업하고 스리랑카에서 국제학 석사를 수료, 일본 도쿄 Foreign Service Training Institute에서 1년 동안 연수를 했다. 최근 한국어 공부에도 집중하고 있는 티샤 위제라트네 대사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요

주한 스리랑카 대사로 재직한지 14개월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친절함과 성실함, 그리고 부지런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회적인 다양한 인프라, 편리한 대중교통, IT, 및 통신수단의 발달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스리랑카가 불교국가로 번성할 수 있는 요인을 무엇으로 보는지

인구의 70% 가까이가 불교신자이나 스리랑카는 실제로 불교 이외에도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인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에 따라 종교인으로서 각자의 삶의 방식을 표현합니다. BC3세기에 불교가 전파된 이후, 왕조 차원에서 불교를 보호하고 장려함에 따라 자연히 불교신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졌습니다. 스리랑카는 불교문화권 사회이기 때문에 마을 마다 보리수나무가 불교 상징물들이 많고 아잔타(Ajantha)와 엘로라(Ellora)의 기념비들은 과거 불교문화의 위대함을 말해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한국에는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인들에게 스리랑카 불교 여행지를 추천한다면

불치사에는 전 세계의 많은 불교순례자들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불치사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치아가 모셔져 있습니다. 유네스코에서는 1988년에 성스러운 도시 캔디(Sacred City of Kandy)라는 타이틀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는데 캔디가 세계유산이 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불치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리랑카의 자랑거리를 소개해주세요.

스리랑카는 자연경치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1년 내내 22~35도를 유지하며 다양하고 풍부한 음식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해변이 아름다우며 백사장, 세계에서 가장 큰 고래도 3km만 바다로 나가면 관찰할 수 있으며 야생동물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1년 내내 축제가 끝이지 않아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축제를 즐길 수 있으며 세계문화유산을 비롯해 시기리라와 같은 세계 8대 불가사의와 같은 역사적인 유물도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스파(SPA)와 골프 코스 등도 자랑거리이며 무엇보다도 스리랑카 사람들의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친절한 미소가 가장 큰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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