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블랙홀’ 파주캠프 매각 道가 적극 나서야
매년 수십억 적자…근본적인 해법마련 ‘발등의 불’
민간에 팔면 수천억 확보…재정난 허덕 道결심 주목
경기도가 골칫덩이로 전락한 영어마을 파주캠프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매각을 위해선 도가 정책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의사 결정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도는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는 영어마을 파주캠프에 대한 활용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부지를 매각해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일대 27만8천252㎡ 규모인 파주캠프는 올해 공시지가 기준으로 부지가격만 980억원에 달해 도가 민간에 매각하면 수천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재정난으로 허덕이고 있는 도 현안사업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도는 파주캠프의 경우 인근에 헤이리 예술마을과 프로방스, 첼시 아울렛 등 우수한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매물로 내놓으면 투자자를 모집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부동산 관계자들과 지방세정 관련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주시에 있는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파주캠프는 투자 가치가 있어 매각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도의 의지가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파주캠프 부지가 일반 기업이 사들이기에는 너무 넓을 뿐만 아니라 교육·연수 시설 및 관광 시설로 활용도가 한정돼 있기 때문으로, 이 부지를 매각하려면 도가 지구단위 계획을 변경해 관광과 숙박을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나 도에서 의지를 갖고 지구단위계획 등을 변경해 관광 숙박단지 같은 것으로 바뀌면 좋은데 결국 도가 의지가 관건”이라며 “파주캠프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단지로 개발하면 매우 적합할 것이다. 주변에 헤이리 마을도 첼시 아울렛도 있다. 특히 세계 유일 분단국가로서 통일이라는 테마가 있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 및 통일이라는 테마를 적절히 활용하면 이상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에서 지방세를 연구하고 있는 B 박사는 “영어마을을 매각하려면 도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는 당장 예산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재산을 매각하는 것은 재정난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어 부적절하지만, 영어마을은 매년 적자를 유발하고 있어 매각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으로, 결국 도가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B 박사는 “당초 영어마을의 취지가 수익사업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도의 재정여건을 봤을 때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재산을 매각해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지만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발생시키는 영어마을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매각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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