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로 이용할 요금을 미리 충전해서 사용하는 ‘선불폰’이 통신비 절약의 대안이 되지 못하고 뒤떨어진 서비스로 외면을 받고 있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스마트폰 이용이 가능한 선불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KT가 유일하다.
KT가 스마트폰을 위한 데이터 정액 선불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불과 한 달 전이다. 그전까지 KT 선불 가입자는 1MB당 약 573원인 종량 요금제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100MB만 사용해도 5만7천원을 내야하는 높은 요율이다.
이통 3사는 지난해 10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선불폰 활성화 대책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선불 스마트폰 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직도 선불 스마트폰 서비스를 준비하는 단계로, LG유플러스는 올해 안에 선불 스마트폰 요금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연내 태블릿PC용 선불 데이터 과금 시스템을, 내년 상반기에는 이동전화용 선불 데이터 과금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선불폰에서 80바이트(40자) 이상의 글자를 적거나 사진·파일 등을 첨부할 수 있는 멀티문자(MMS)도 차단하고 있다.
이런 제약들 때문에 다수의 선불폰 가입자들은 일반 휴대전화(피처폰)를 이용하고, 카카오톡 등 각종 스마트폰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선불폰 이용자들은 잔액을 확인할 때도 불편을 겪는다. 스마트폰에서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통화량을 확인하지만, 데이터가 차단된 선불폰 가입자는 잔액이 1천원 등 적은 경우에만 문자로 자동안내를 받고 보통 ARS로 잔액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정보가 제대로 홍보되지 않아 SK텔레콤 대리점이 선불폰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안내서류에는 ARS 정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은 방통위와 협의해 지난해 12월 최소 충전 금액을 1만원에서 5천원(현금)으로 하향조정했지만, 이 사실은 이달 17일에야 티월드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선불 서비스는 이통사보다는 알뜰폰(MVNO) 사업자가 적극 나서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사의 망을 빌려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통사가 선불 서비스 개선에 소극적이면 알뜰폰의 선불 서비스도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내년 4월 번호이동이 선불과 선불, 선불과 후불, 이통사와 알뜰폰으로 확대 시행되면 가입자 유치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선불폰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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