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미술관을 통해 미래를

도시재생지역정체성 확립 기여

수원(시립)미술관의 건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수원미술관 건립관련 전문가회의에서는 입지뿐 아니라 미술관의 형태와 성격 등 운영 일반에 관한 이야기도 오갔던 것으로 안다. 지식기반사회라고 일컬어지는 오늘날 미술관은 더 이상 미술작품의 수집과 보존, 전시 등 이전의 기능과 역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도시 정체성 확보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의 매력적인 상품으로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은 사회의 빠른 변화를 수용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한 결과, 기존의 미술관이 담아내기 어려운 형식과 내용을 갖게 됐음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가변성, 비물질성이 주요 이슈가 되는 설치미술과 개념미술작품의 경우, 작품의 소장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일시적인 혹은 복제물 형태의 소장만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적 미술관의 주요 기능 가운데 하나인 작품수장 및 보존, 연구는 현대미술의 장에서 별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현대의 미술관은 새로운 미술을 수용할 수 있는 제3의 시스템과 제도로 탈바꿈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서구의 미술관들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 건립되는 수원미술관

아울러 지역의 미술관은 지역 건축문화의 척도가 되고 있다. 동시에 이 건축적 이정표는 랜드마크로써 지역적 효용과 문화적 코드에 의해 투자되고 있다. 사실 미술관은 도시디자인과 도시기능에 따른 특정한 요구를 수행하기 위한 고도의 상징성과 미학적 요구에 부응하는 건축물이다. 특히 오늘날의 미술관은 공공영역에서 매우 중요하고 기념비적인 건축적 소임을 담당할 뿐 아니라 이미 예고한 예술적 내용을 비범하게 구현함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개관할 수원미술관은 문화 인프라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문화 정체성 확립하는데, 특히 도시재생이나 구도심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아울러 향후 건립될 미술관은 탈장르화 추세로 인한 전시문화의 다변화를 수용하는 미술관 개념의 확장이 요구된다. 특히 특정 미술을 수용하여 이용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특성화된 미술관 확충, 그리고 복합 문화 공간 개념의 미술관, 대안 공간, 공연시설, 미디어 아트센터, 아카이브 공간 등의 설립으로 국제적 수준의 미술관이 될 수 있도록 비전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공공성과 전문성의 양 영역을 효율적으로 조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한데, 작품구입이나 보존, 그리고 연구의 측면을 강조하여 미술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질 높은 전시나 교육을 통하여 미술관의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최근 구미의 미술관들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기업의 후원은 물론 적극적으로 마케팅개념을 도입하여 안정적인 자금 확보나 관람객 확대를 도모하고 있음을 눈여겨 봐야한다. 이에 새롭게 건립될 공공미술관은 국내외 미술관들의 시행착오를 타산지석으로 삼되 도래할 시대의 미술관 가치를 염두에 두면서 지역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고도의 경영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도시재생•지역정체성 확립 기여

아울러 미술관은 수준 높은 경영전략을 반영한다. 경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소장품 관리와 활용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전시회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지원할 수도 없다. 수원미술관의 건립과 관련하여 대내외적인 미술 환경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미래예술에 대한 예지와 상상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 경 모 수원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예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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