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 대형건설사 ‘해외진출’ 눈돌리는데 중소건설사, 여전히 ‘높은 벽’

해외 수주액 작년의 66% 토목ㆍ건축 ‘부진’ 심각
대기업 ‘안정세’ 접어든 반면 정보ㆍ자금력 약해 ‘고전’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해외건설 수주액이 3년 연속 5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건설사들은 해외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해외건설협회 중소기업수주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들어 중소건설사의 해외수주 실적은 30억5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수주액 46억1천만달러의 66% 수준에 그쳤다.

지난 2008년 72억1천만달러에 달했던 중소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 2009년 55억달러로 크게 떨어진 뒤 2010년 47억달러, 지난해 48억달러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중소건설사의 공종별 수주 현황은 설계와 감리 등 용역 분야 수주가 4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용역 수주액 9천달러에 비해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시공 분야인 토목과 건축 수주액은 6억9천만달러와 5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와 75% 수준에 머물렀다.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시장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정보, 전문인력, 자금력 등에서 경쟁력이 약한 중소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진출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에는 준회원 포함, 7천여개의 업체가 있지만 해외건설에 참여하는 업체는 20개 업체에 불과하다.

수원의 한 중소건설사 대표는 “대형건설사들은 해외건설 시장에 자금과 영업력 등 역량을 집중할 수 있지만 중소건설사는 입찰제안서 등 기초적인 서류를 작성할 인력조차 없다”며 “발주 단계 이전부터 최종 대금 회수까지 해외수주를 전체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시스템 마련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교량 건설이나 내부 인테리어, 전문인력 제공 등 중소건설사가 부분적으로 해외건설 수주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많다”며 “국내 시장에 한계가 왔다면 정부 차원에서 중소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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