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아이패드라고 하는 태블릿의 출시는 스마트 콘텐츠 유통 및 소비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수많은 언론의 비관, 낙관적인 전망이 혼재된 가운데 선을 보인 아이패드는 이제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기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Life에 국한될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예상과는 달리, 경제, 교육, 문화, 군사, 산업 등 실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태블릿이 활용되고 있다.
왜 애플의 태블릿인 아이패드가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는가? 그것은 애플이 수년 전부터 다져온 콘텐츠 시장에 대한 선제 전략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애플은 아이팟 개발과 온라인 음원 콘텐츠 시장인 아이튠스를 수년간 운영하며 콘텐츠 비즈니스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아이튠스를 통한 콘텐츠 생산-유통-소비의 순선환 구조를 정립한 이후, 애플은 앱스토어를 개설하며 스마트 시대를 활짝 열어 놓았다.
어느 날 갑자기 광풍처럼 몰아친 스마트폰의 성공적 보급은, 더욱 원활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 태블릿 등장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러한 스마트 태블릿은 곧 노트북 PC의 수요를 따라잡고, 이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확산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생각보다는 급진적인 성장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미국 애플사와 MS가 각각 ‘아이패드 미니’와 ‘서피스’를 출시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예전만큼의 반향을 기대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그 원인은 결국 스마트 태블릿을 활용할 혁신적인 콘텐츠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전자책(e-Book)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때 종이책을 대신할 혁신적인 제품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던 전자책은 2007년 미국의 아마존이 ‘킨들(Kindle)’이라는 가볍고 읽기 편한 전자책 단말기(e-book reader)를 내놓으면서 다시 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종이와 비슷한 독서 경험을 주면서 가볍고, 또 다양한 책을 언제 어디서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전자책만의 이점이 전 세계적으로 쉽게 부각되지는 않았다. 기기는 출시되었으나 읽을 만한 콘텐츠의 생산과 보급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결론은 IT 시장의 향배가 이제 하드웨어의 우수성보다는 콘텐츠의 우수성과 콘텐츠 유통-생산 시스템에 좌우되고 있다는 것이다. 거대한 생태계 속에서 어떤 콘텐츠 전략을 세워 나가냐에 따라 거대 기업들의 성패가 갈리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와 소프트 파워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에서 콘텐츠 파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어제의 IT 제왕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제 힘에 부쳐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요구하는 콘텐츠는 다양한 미디어 기기와 서비스에 결합하여, 소비자의 새로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가치와 만족을 주는 콘텐츠를 말한다.
그러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창조기업 육성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이 필요할 것이다. 경기도는 스마트콘텐츠 시대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안양시에 스마트콘텐츠 밸리를 문체부, 안양시와 공동으로 조성하여 창조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경기콘텐츠기업협의회를 구성하여 기업 간 정보 공유와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통한 동반 성장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21세기 미디어 빅뱅시대, 스마트콘텐츠 시대를 선도해 나가려고, 콘텐츠 산업 육성은 필요 불가결한 과제이다. 일선 콘텐츠기업의 니즈를 충실히 반영한 정책 입안을 통해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제2의 페이스북, 애플 신화를 만들어 나가길 바라본다.
백민섭 경기콘텐츠기업협의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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