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일자리 창출,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통령 선거가 20여 일 남았다. 후보마다 선거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각자의 색깔이 뚜렷해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후보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과제가 있다. 일자리 창출이다.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구조적인 차원에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보면, 일자리는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지난 5년 동안 전체 인구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의 비중은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도 3%대에서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통계를 만들 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실업자에서 빠진다. 실제 이런 ‘청년 백수’들이 많다 보니, 일자리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장년층도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다.

또한, 고령 인구에 대한 복지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의 일자리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능력에는 의문이 생긴다. 한국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하우스 푸어’로 인해 소비위축도 뚜렷해졌다. 또한, 그동안 경제성장의 버팀목이었던 수출도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의 더딘 경기회복, 중국의 둔화한 경제성장, 유럽의 깊은 경기침체로 수출이 부진한 편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경제 활력 제고와 산업구조 변화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는 벤처 붐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금 우리는 벤처 붐에 버금가는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엔젤투자 활성화, 모태펀드 확대 등을 통해 ‘제2의 벤처 붐’을 유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산업의 추세로 자리 잡은 융합시장을 활용해야 한다. 융합이란 독립적인 2개 이상의 기술이 결합해 새로운 기술로 탄생하는 것이다. 세계 융합시장 규모는 2008년 9조 달러에서 2018년에는 68조 달러로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우리가 강점이 있는 통신, IT와 기존의 산업이 융합을 시도하면, 새로운 수요와 일자리를 창출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섬유와 IT의 국내 융합시장 규모는 3년 안에 6조 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융합시장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다. 시장을 포착하고, 융합 가능한 산업을 찾고, 상품화하는 과정이 빨라야 하기 때문이다. 움직임이 둔할 수밖에 없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융합시장에 적합하다.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활발한 창업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한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청년 인력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 현상이다. 정부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고, 그러므로 한시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우리가 눈여겨볼 대학교가 있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한국산업기술대학교다. 요즘 대학교를 평가할 때 취업률이 중요한 지표이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의 취업률은 73%이다. 졸업생 1천 명 이상인 대학교 중 1위의 취업률을 자랑한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는 부근에 시화, 반월, 안산 등 공단을 배후로 하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학생들이 산업현장을 직접 경험하는 특징이 있다.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이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중심의 대학교육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김 동 선 중소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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