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장유순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 시민연대 총괄간사

"야구사랑 도민이 큰 힘…10구단 수원확정까지 최선  다할 것"

KBO가 지난 11일 프로야구 10구단 승인을 결정하면서 1천200만 경기도민들의 염원이었던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가 실현될 날도 이제 얼마남지 않게 됐다. 물론, ‘라이벌’ 전북과의 치열한 유치경쟁이 남아있긴 하지만 관중 동원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도시 인구수, 교통 인프라 등 대부분의 객관적 데이터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수원이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성공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경기도 수원이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기까지 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활발한 유치 활동을 펼쳐 온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단연 그 중심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2일 수원 우만동에 있는 시민연대 사무실에서 시민연대를 이끌고 있는 장유순 총괄간사를 만났다.

장유순 총괄간사는 180cm가 넘는 큰 키에 당당한 체구만큼이나 거침없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정통파 투수를 좋아하고, 수원 KT구단 이외에는 다른 구단을 응원할 마음조차 없다는 그의 말에서는 KBO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지체없이 삭발을 감행하는 ‘불도져’ 같은 그의 추진력과 못말리는 수원 사랑이 고스란히 엿보이도 했다.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를 위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달려 나가겠다는 장유순 총괄간사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연대가 발족한지도 어느덧 1년여가 지났다. 시민연대의 발족 계기와 그동안의 활동 상황은?

수원시가 일찌감치 수원 야구장 리모델링 등의 구체적인 계획에 나서고 경기도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관 차원의 유치 활동을 전개되고 있었지만, 시민 차원의 유치지원 활동은 지지부진했다. 이에 따라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가진 야구인들과 수원 지역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수원시야구연합회를 모태로 330개 지역 단체들을 규합, 범 도민차원의 시민연대를 결성하게 됐다.

이후 시민연대는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당위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을 펼치는 한편 KBO측에 수원 시민들의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서명 운동을 전개하는 등의 활동한 유치지원 활동을 벌여왔다. 현재는 시민들의 참여 확대로 350개 지역단체가 함께 활동하는 단체로 규모가 커졌고 서명운동 등 유치 활동에도 갈수록 탄력이 붙고 있는 상황이다.

-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아무래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다 보니 운영비 등 재정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또 다들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이다보니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칠 인원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힘을 보태면서 힘이 생겼고, 프로야구 10구단을 향한 경기도민들의 열망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면서 더 큰 의욕을 갖고 유치 활동에 임할 수 있었던게 아니었나 생각한다. 아마, 경기도민들의 열렬한 지지와 뜨거운 호응이 없었다면 결코 지금까지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 한켠에 서서 구호를 외치고 서명서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면 그게 얼마나 녹록지 않은 일인지 알거다.(웃음)

하지만, 유치활동을 하면서 느낀점은 프로야구 10구단을 진심으로 바라는 도민들의 마음이었다. 발길을 멈추고 자발적으로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동의서에 사인을 해준 시민들, 지쳐가던 우리들에게 파이팅이라는 말로 힘을 불어넣어준 시민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

- 삭발도 감행했는데, 그때 심정은 어땠나

사실, 지난해 말쯤 KBO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승인을 결정하게 될 줄 알았다. 이렇게 오래 걸릴 것이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모든 야구팬과 야구인들이 바라는 일인데도 10구단 창단 승인을 차일피일 미루는 KBO와 구단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뜻에서 나를 비롯한 4명의 시민연대 유치위원들이 머리를 자르게 됐다.

사실, 삭발하는 것 만큼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는 것도 없지 않나. 난생 처음 해보는 일이긴 했지만, 야구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기꺼이 머리를 자를 수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한다. 삭발식을 하면서 중앙방송사 헤드라인 뉴스에 얼굴을 많이 내비칠 수 있었다.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를 위한 일이라면 10번이라도 삭발할 각오가 돼 있다.

-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데 야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가. 혹시 좋아하는 선수나 팀이 있다면.

초등학교 시절(수원 신풍초) 투수로 활약했었다. 키도 크고 신체조건도 좋아 공이 꽤 빠른 편이었고, 수원 지역에서는 내 공을 치는 선수가 몇 없었다. 소년체육대회 경기도ㆍ인천 대표선발전 결승에 선발투수로 나설 정도였으면 꽤 잘한 것 아닌가.(웃음) 하지만, 집안사정 등 여러가지 이유로 해서 야구를 접게 됐다.

그래도 야구에 대한 꿈이 있었던 만큼 여전히 프로야구 경기를 빼놓지 않고 즐겨보는 열렬한 야구광이다. 특히 박찬호나 류현진과 같이 150km/h 이상의 공을 뿌리는 정통파 투수들의 경기를 보면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현재는 수원시야구연합회와 시민연대에서 활동하고 가끔 사회인야구에도 참가하면서 야구와의 인연을 계속하고 있다. 좋아하는 팀이 있다면 단연 앞으로 탄생하게 될 수원 KT 야구단이다. 프로야구 10구단 수원 유치 활동을 벌인 이후부터 내 마음속에 수원 KT야구단 이외의 팀을 담을 수가 없다. 그만큼 간절하다.

- 하고싶은 말은

매번 하는 말이지만, 나는 수원 시민이기 이전에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을 희망하는 야구팬이다. 한국 프로야구가 1천만 관중시대를 활짝 열어젖히며 승승장구해 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모든 객관적인 여건에서 우위를 갖고 있는 경기도 수원이 프로야구 10구단을 유치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프로야구는 분명히 경제고,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전북이 내세우고 있는 지역적 안배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야구 전체 발전을 생각해야 한다. 진심이다. KBO가 진정성 있는 평가를 통해 전북으로 결정한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발전보다도 정치적 논리에 입각해 10구단을 결정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지역이 프로야구 전체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을지 KBO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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