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정부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아내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고통의 세기를 사랑의 정도로 측정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최근 출간된 소설 ‘헤밍웨이식 사랑법’(열림원 刊)은 ‘질투=사랑’ 등식을 논할 듯 하지만, 아니다.
평택 출신의 작가 한지수(45ㆍ여)는 자신의 첫 장편소설에서 사랑법으로 ‘비폭력 대화법’을 소개한다.
여주인공 ‘서인주’는 비폭력대화법을 가르치는 강사다. 독특한 그녀를 사랑했던 남편 ‘부영’은 자신의 뜻을 아내에게 강요하고, 급기야 결혼 6개월차에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혼 결심을 전한 후, 해외 강의 차 출장을 떠난다. 그곳에서 동시통역사인 ‘선재’를 만나고 서로 사랑하게 된다.
“사랑이란 얼마나 까다로운 음식인가. 조리가 끝나고 최상의 맛을 내는 시점부터 서서히 식어가는 일이 남았으니. 그러니 식기 전에 최대한 맛있게 먹을 일이다. 그 달콤함에 물리고 싫증이 날 때까지. 그러나 우리가 누리는 그 달콤함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작품 속 인주의 독백이다. 붙잡고 싶지만 그만큼 위험한,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작가의 신선한 정의다.
저자는 이 사랑을 유지할 방법으로 비폭력 대화법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는 주인공의 직업을 설명하는 소재에서 나아가 세 사람의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정표다.
부영이 인주를 무시하며 던진 말은 깊은 상처를 남겼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폭력은 가정을 파괴시켰다. 반면 선재와 인주 사이의 말은 다리가 됐다. 선재와 인주는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사랑의 대화, 즉 비폭력 대화법을 통해 사랑을 확인한다.
이처럼 작가는 세 남녀의 그럴듯한 연애담에 저자가 직접 배운 비폭력 대화법을 소개, 적극적으로 권한다.
한편 작가는 한신대학교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6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에 중편 ‘천사와 미모사’로 등단했다. 값 1만3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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