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대가 ‘메시’인가? 왜 알고도 못잡았나

‘성폭행 탈주범’ 맨발로 종횡무진… 경찰은 ‘헛다리’

노영대, 일산→인천→부천→안산→부평 자유롭게 이동

경찰, 이동경로 파악 못하고… 공조수사 과정도 ‘허점’

일산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32)가 도주한 후 4일여간 인천과 인근 지역을 오가며 숨어 지냈지만 경찰은 노씨의 예상 이동경로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경찰서간 공조수사도 제대로 안돼 인천에서 공중전화를 이용한 노씨의 행적을 포착하고도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26일 인천지방경찰청 및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노씨는 지난 20일 오후 7시40분께 일산서에서 도주한 후 김포대교를 거쳐 30㎞를 넘는 거리를 맨발로 걸어서 이동했으며 21일 오전 10시께 인천에서 친구 박모씨를 만나 20만원의 도주 자금을 받았다.

노씨는 이어 박씨에서 추가로 30만원을 받고 21일 오후 10시께 부천으로 이동했다가 22일 오전 2시께 다시 인천 부평으로 왔으며 다음날인 23일 부천의 모텔에서 투숙한 후 다시 인천으로 이동, 부평의 모 미용실에서 삭발을 했다.

이 때까지 경찰은 노씨의 동선을 전혀 알지 못했고 23일 오후 6시10분께 인천 남구 주안에서 노씨가 공중전화로 지인에게 전화를 걸면서 노씨가 인천에 잠입한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

이후 경찰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숙박업소, 찜질방, 역·터미널 등 총 5천960여곳에 대한 탐문 및 수색활동을 폈지만 노씨가 검거되기 직전인 지난 25일 자정까지 인천에 숨어 있던 그를 찾아내지 못했다.

마치 경찰을 비웃기라고 하듯 노씨는 4일여간 인천과 부천, 안산을 오고 갔고 인천에서도 남구, 부평구, 남동구를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경찰 포위망을 피해다녔다.

이와 함께 경찰의 공조수사 과정에서 허점도 드러났다.

인천경찰은 지난 23일 노씨가 두번째 공중전화를 이용했을 때 현장으로 경찰력을 대거 투입했으나 그를 놓쳤다. 노씨가 나타난 곳이 아닌 엉뚱한 장소로 출동했기 때문이다.

인천지방청 관계자는 “일산경찰서에서 공중전화 번호와 주소를 알려준 뒤 공조요청을 해와 인천 남부서에 지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산경찰서는 거꾸로 인천경찰이 공중전화 발신지를 파악해 자신들에게 알려줬다며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어느 쪽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떠나 경찰이 노씨가 공중전화를 한 장소를 잘못 파악함으로써 성폭행 피의자를 서둘러 검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한편 경찰은 노씨가 도주하는 과정에서 도피자금을 준 박모씨와 오피스텔 거주자인 안모씨를 긴급체포, 박씨는 범죄은닉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안모씨는 수사한 후 사법처리 할 예정이다.

인천고양=유제원박혜숙기자 ph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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