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가 되어 중국을 건너온 김대건 신부께서 첫 발자국을 남기신 곳. 그의 순교비가 화산위에 우뚝 서서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첫길을 내기란 어렵다. 시의 첫줄처럼, 그것을 이룬다면 나머지는 저절로 풀려질 것. 아름다운 기와지붕에 고딕식 종탑이 고혹적이다. 성당을 만든 프랑스신부들의 첫 손길이 터전이 된 것은, 화산 중턱에 잠든 소세신부의 무덤에서 찾을 수 있다. 새해벽두, 여명을 여는 시 한편이 어려운 첫 마음을 배회한다. <첫줄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써 진다면 첫눈처럼 기쁠 것이다 미래의 열광을 상상임신한 둥근 침묵으로부터 첫줄은 태어나리라 연서의 첫줄과 선언문의 첫줄 써진다면 죽음의 반만 고심하리라 나머지 반으로는 어떤 얼음으로도 식힐 수 없는 불의 화환을 엮으리라> -심보선 ‘첫줄’ 첫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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