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이들에겐 ‘뽀통령’으로 불리는 꼬마 펭귄 ‘뽀로로’가 있다면, 대한민국 주부들에겐 ‘뽀로(?)’가 있다.
울던 아이도 뽀로로만 틀어주면 울음을 멈추고, 말을 안 듣고 떼쓰는 아이에게 뽀로로 장난감이나 뽀로로가 들어간 물건을 안겨주기만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순종적으로 변한다. 이처럼 뽀로로에 대한 아이들의 충성심은 유래가 없을 정도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주부들을 행복하게, 즐겁게, 편하게 해준 ‘뽀로’는 누구일까. 로봇청소기 ‘뽀로’를 만난 이후 부부싸움도 줄고, 무엇보다 주부들의 허리, 무릎, 손목 등의 관절통증이 없어졌다고 하니 그 정체가 궁금해진다.
특히 ‘뽀로’를 탄생시킨 ㈜마미로봇은 가정과 직장이 함께 공존해야 하는 점을 인식하고 각종 사내 프로그램을 운영, 가족친화적 기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가족친화기업 ㈜마미로봇을 찾아 성공비결을 알아봤다.
“진작 좀 살걸(50대 가정주부)”, “어머니께 선물해 드리고 효녀 소리 들었네요(20대 직장인)”, “꼭꼭 숨겨둔 쌈짓돈 꺼내 아내에게 뽀로 선물했더니 밥상이 달라졌어요(30대 직장인)” 등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칭찬일색인 ‘뽀로’는 대한민국 주부들의 청소고민을 한번에 해결해준 로봇청소기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로봇청소기 하면 부잣집 사모님들의 전유물이었다. 일단은 가격부담이 크고 청소가 깨끗하게 안 된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무엇보다 미국 제품 80%, 중국산 20%를 차지할 정도로 제대로 된 한국산 로봇청소기가 없었다.
척박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낸 겁없는 사나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마미로봇 장승락 대표다. 잘 다니던 현대종합상사를 그만두고 34살의 젊은 나이에 시작한 사업의 시작은 초라했다. 2005년 봄, 하남시에 있는 조그만 냄새 나는 외양간에서 그의 꿈은 시작됐다. 인력풀도 단출했다. 요리사 처남, 전업주부 아내, 장 대표, 그리고 남자 직원 1명 총 4명.
장 대표는 국내 로봇시장의 호황시대를 예감하고 “무조건 값싸고 청소 잘 되는 로봇청소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고군분투했다. 외국 및 국내 대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오직 기술력밖에 없다고 생각한 장 대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주부들이 가장 하기 싫은 가사노동이 바로 물걸레질인데 여기서 해방시켜 준 것도 (주)마미로봇 청소기였다.
# 마미로봇, ‘2012 세계일류상품’ 수상
(주)마미로봇은 카펫청소 전용의 외산 제품과 이를 모방한 중국과 국내의 제품들이 한국의 마룻바닥과 장판 문화에 적합하지 않아 머리카락이나 미세먼지 등의 청소 기능이 떨어지는 점에 착안해 세계 최초로 싸이클론 진공흡입청소 방식과 초극세사 특허 물걸레 청소 기능 등 다수의 신기술을 개발, 원천 특허를 확보했다. 그래서 기존의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벤처 기업으로 우뚝 섰다.
2007년 5월에 출시한 마미로봇은 출시 이후 옥션 등 온라인 시장에서 연속 판매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대표 상품인 뽀로는 ‘뽀로K3’, ‘뽀로K5’, ‘뽀로K7’까지 출시ㆍ판매 중인 가운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하고 있다.
마미로봇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유럽, 중국, 홍콩, 대만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3년에는 미국과 호주 등에 신설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뽀로’가 주부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마루 및 장판 청소에 적합한 진공흡입 청소가 가능하고 물걸레를 부착한 점이 특징이다. 또 레이더 장치를 이용한 자동충전 기능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대한민국 주부들이 인정한 로봇청소기 ‘뽀로’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한 ‘2012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야근하면 혼나고, 아기 많이 낳아야 하는 회사
로봇청소기 전문기업 (주)마미로봇은 2011년 75억원, 2012년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3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며 2014~2015년 코스닥 상장을 기대하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하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마미로봇은 그저 로봇청소기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독특한 기업문화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2012년 12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일과 여가가 조화되는 ‘즐거운 직장, 행복한 기업’을 운영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문화여가친화기업’ 인증서를 받았다. 이에 앞서 12월 6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12년도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 민관 합동 워크숍’에서 일과 가정 간 균형적인 기업문화를 확산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았다.
(주)마미로봇에 입사하려면 세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는 매주 금요일 저녁 축구를 해야 하고 둘째는 금연, 세번째는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화려한 스펙은 마미로봇에서 통하지 않는다.
장승락 대표도 매주 금요일 퇴근 후 전직원들과 함께 축구를 한다. 여직원도 예외는 없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축구를 하면서 체력과 팀웍을 다진다. 그리고 전직원이 금연을 하고 있다. 담배를 피다 적발되면 바로 퇴사처리된다.
솔직히 직원들 입장에서 쉽지 않은 근무 환경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불평ㆍ불만하지 않는다.
이에 상응하는 따뜻한 기업문화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전직원 130명 가운데 생산라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70명의 주부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가 하면 사원 대학학비지원, 사내 외국어교육 등을 통해 직원들의 실력을 막강하게 해주고 있다. 임신과 출산에 있어서도 자유롭다. 2009년부터 자원봉사 프로그램 ‘마미사랑’ 운동을 전개해 저소득 가정, 다문화가정, 다자녀 가정 등에 쌀과 라면 그리고 장학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마미로봇에선 야근을 하면 혼이 난다. 그리고 미혼 또는 아이가 없는 직원들의 경우 장승락 대표로부터 “빨리 시집ㆍ장가 가라”, “빨리 둘째, 셋째 낳아라” 등 ‘잔소리’를 듣는다.
축구를 통해 사장과 임원 및 말단 직원까지 하나되는 회사, 건강을 위해 금연하는 회사, 모든 직원을 정직원으로 만들려 노력하는 회사, 직원들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게 하려 노력하는 회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가 바로 마미로봇이다.
이 같은 마미로봇의 노력은 ‘행복한 중소기업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 ‘경기도 일자리 우수기업’,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 ‘취업하고 싶은 500대 강소기업 선정’,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선정’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이 입증해 준다.
장승락 대표는 “사업이라는 것은 만드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사서 쓰는 사람도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해 마미로봇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중심’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직원들에게 정을 더 주고, 믿음을 심어주고, 꿈을 키워주어야 하기에 앞으로도 다양한 가족친화경영제도를 도입해 세계 최고의 로봇청소기 업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_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_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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