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호 著 '도돌이의 낮은 음 자리'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지만 아무나 작가가 될 순 없다. 뜨거운 감동이든 짜릿한 지식이든 읽는 이의 마음과 머리를 자극하는 힘이 있어야만 비로소 글이 되고 작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 ‘도돌이의 낮은 음 자리’(중앙아트텍 刊)를 펴낸 송경호 안양문화예술재단 홍보미디어실장은 이같은 글의 성립 조건과 가치를 제대로 아는 작가이지 싶다.

“높고 큰 목소리가 어지럽게 춤추는 시대다보니 낮은 목소리가 그리웠다. 비록 낮아도 멀리 가는 목소리가 간절하기에 그 소망을 담아 문패를 걸었다.”

블로그와 책 제목인 ‘도돌이의 낮은 음 자리’는 만나는 순간 본디 자리로 돌아갈 것을 지시하는 악보의 기호 ‘도돌이표’와 악보 기호로 낮은음이 머무는 자리이거나 그런 자리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고른 ‘낮은음자리표’의 합성어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저자의 다짐이 읽힌다.

집필 과정 역시 초심을 되새기는 작업이었다.

책은 저자가 지역신문 편집국장이었던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자신이 운영한 동명 블로그에 매일 아침 한 꼭지씩 올린 글을 담았다. 언론인으로서 글쓰기를 게을리하지 않기 위한 수양의 결과물인 셈이다.

2년 여간 탄생한 500여 꼭지의 글은 블로그를 통해 수많은 독자와 깊고 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2010년 창작ㆍ에세이 부문 파워블로거로 선정된 것이 방증한다.

하지만 인기있는 블로거의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오기까지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유는 이 글들을 엮은 책이 저자의 표현을 빌려 굳이 분류하자면 ‘주관적인 잡문집’이기 때문이다.

책에 담긴 글의 주제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에서 신변잡기까지 전방위적이다. 장르도 컬럼과 에세이, 소설, 규탄문 등 그야말로 ‘짬뽕’이다.

하지만 이 잡문집의 수록된 글에 공통분모가 있다. 감동과 지식을 전하며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 있는 글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언론인 출신답게 무심코 지나가는 일상마저 날카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명쾌한 논리로 주장하고 선동한다. 때론 적나라한 자기 고백과 성찰의 글로 마음을 적신다.

출판을 망설였으나 이 같은 저자의 글에 매료된 독자들의 응원에 힘을 냈다.

“단 한 꼭지의 글이라도 누군가에게 즐거움이나 유익하다면 명분은 그걸로 충분하다.”

송 작가의 말처럼 인터넷 세상을 떠나 아날로그로 변환돼 찾아온 그의 수많은 짧은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이 되길 기대해본다.

한편 이 책은 이메일(dodorisong@gmail.com)을 통해 주문하면 우편으로 받을 수 있다. 값 1만5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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