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하의 냠냠독서]새해 선물은 책으로 마음까지 전달하자

최근 20여 년 전에 큰아이를 출산한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을 일이 있었다. 뜻밖에도 당시 근무하던 간호사님이 아직까지도 게신 걸 봤다. 반갑기도 했거니와 원장님과 간호사님 두 분 모두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그 둘은 한 군데 함께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었을까. 두 분의 편안한 얼굴을 보며 저절로 나도 행복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우연히 책 이야기가 나왔고 간호사님이 한 말씀을 하셨다. 특별히 책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아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힐까,

 

어떤 책을 사야하나 고민했는데 함께 일하던 의사선생님의 남편이신 내과의사 선생님께서 매주 도서관에 가서 3~5권의 책을 빌려오시는 수고를 10여년간 해 주셨다고 한다. 그녀는 그 책을 아이와 함께 몇 번이고 읽었다는 얘기였다.

책을 즐기게 된 동기는 간단한 답변으로 돌아왔다.

“아무리 바쁘셔도 빌려다 주시는 책을 제가 어떻게 안 읽을 수 있겠어요.”

그렇게 엄마와 아이는 책을 읽으며 성장했고, 아이는 고등학교에 진학해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지내고 있단다. 그녀는 그 곳에서 일하면서 존경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여는 열쇠를 전해 받았고 이십년이 넘도록 그 문제를 꼬박 풀고 배우면서 살았을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인생에 답이 없다는 말을 듣거나 할 때가 있다. 그런데 답은 부모님과 이웃 어른들께 여쭈어보았다면 아주 다양하게 많았다는 것을 깨닫는 때가 종종 있다. 책을 건넨 선생님도 사랑의 마음을 담아 꼼꼼하게 고르셨을 것이고, 받는 그녀도 몇 번을 곱씹어 읽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행복한 독서, 행복한 공부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지금 당신의 옆에는 나를 위한 책을 권해 줄 사람, 내가 읽은 이 책을 꼭 보았으면 하는 사람이 있는 지 살펴보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정말 잘 살아온 인생이다. 새해에는 누군가를 위해 나를 위해 책을 권하는 세상을 열어보자.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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