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기요금 인상?” 중소기업 쇼크 상태

전기료 또 올라…“공장 문 닫으란 말이냐”

다섯달 만에… 전기료 오늘부터 평균 4% ↑

기업들 “한전 적자 메우려 또 땜질식 인상”

원가부담 늘어 경쟁력 치명적, 산업계 ‘電電긍긍’

전기요금이 14일부터 평균 4% 인상되면서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평균 4.9%를 올린 지 5개월만인데다 1년5개월 새 네번째 인상인 만큼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13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전력수요 급증에 따라 전력을 감축하고, 한전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주택용 2.0%, 산업용 4.4%(저압 3.5%, 고압 4.4%), 일반용 4.6%(저압 2.7%, 고압 6.3%), 교육용 3.5% 등 전기요금이 인상된다.

특히 산업용의 경우, 최근 1년반 사이 네차례나 오르면서 누적인상률이 20.1%에 달해 경기도 내 중소기업들은 생산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료의 줄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월 1천만원씩 전기료를 납부하고 있는 화성시 A업체는 전기료가 생산원가의 30%를 차지해 이번 인상으로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전기 고주파로 쇳물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용탕에 매일 700~800도의 열을 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매출은 정해져 있는데 고정 관리비가 추가로 부담돼 어떻게 운영해야할지 막막하다”며 “정부가 중소기업 보호차원에서 저압용 전기는 인상률을 낮춘다고 했지만, 사실상 사업장에 쓰이는 전기는 대부분 고압용으로 4.4%인상이 돼 중소ㆍ대기업의 차이도 없다”고 주장했다.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로 한 달 평균 500만원의 전기료를 납부하고 있는 안성시 B업체는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사업계획을 다시 짜기로 했다.

평택시의 C업체는 3천100㎾의 전력을 사용하면서 연간 12억 가량의 전기요금을 납부하고 있는데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연간 5천만원 가량을 추가 부담할 것으로 예상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부품 생산 시스템이 전기모터와 로봇으로 이뤄져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전혀 없다.

C업체 관계자는 “고정비 증가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 방법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부품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전기요금 인상만으로는 산업용 전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전력 절감 대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정책국장은 “우리나라의 전기료는 과도하게 저렴해 인상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산업용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료 인상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 설치하고 있는 폐열 재사용 시스템,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중소기업도 설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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