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AI 악몽’ … 오는 봄이 두렵다

정부·道 “올해 고병원성 AI 발생 가능성 높아져”
한파에 소독약 얼어 방역차질… 가금농가 ‘비상’

야생조류의 대이동 등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가능성이 커져 가금농가에 비상이 걸렸지만, 연이은 강추위로 대책 마련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6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도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AI) 상시예찰 검사’ 결과, 저병원성 AI 발생 가능성이 전년도에 비해 3.9배 증가하고 최근 AI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및 호주 등지에서 3~4월께 야생철새가 날아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 봄 고병원성 AI의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해 10월부터 오는 5월까지 특별 방역대책기간 상황실을 운영, 24시간 비상체계를 유지하고 철새 서식지, 재래시장, 과거 발생지 등 AI 발생위험지역에 대해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가금농가의 자율적인 방역활동을 강조하면서 주 1회 이상의 농장 소독 등을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추위 탓에 소독약은 물론 소독기마저 얼어붙으면서 가금농가에서 방역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안성시 서면에서 육계 3만 수를 사육하는 Y씨(56)는 방역작업을 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인차량 소독기는 물론 농장 내 안개분무 소독기까지 갖춰놨지만, 노즐과 분사구가 얼어붙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임시방편으로 뜨거운 물을 이용해 동파는 가까스로 막고 있지만 방역은 어려운 형편이다.

인근에서 27년째 육계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S씨(65)는 지난 10일 육계 4만 수를 출하했지만, 3월까지 병아리를 들이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소독약이 뿌리기도 전에 통째로 얼어 붙는 것은 물론 뿌려봤자 그대로 얼어 버리는 탓에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S씨는 “지난 2011년 농장으로부터 4km 떨어진 오리농가에서 AI가 발생해 육계 4만 수를 살처분하면서 3천여만원의 손해를 입었었다”며 “사육장을 수달 간 비워두면서 손해야 나겠지만 어쩔 수가 없다”고 밝혔다.

대한양계협회 경기도지회 관계자는 “AI 재발 위험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겨울철에도 원활한 방역이 이뤄지도록 시설보강비 지원이 절실하다 ”고 말했다.

한편, 경기지역에서는 총 네 차례 고병원성 AI가 발생, 2003년 55만7천여수, 2006년 34만8천여수, 2008년 78만3천여수, 2010년 234만2천여수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성보경기자 boc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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