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혜인著 ‘왜 아무도 성냥팔이 소녀를 도와주지 않았을까’

세계 명작 동화ㆍ우화속 궁금증, '심리학'으로 풀어내

백설공주는 왜 마녀에게 당하면서도 자꾸 문을 열어줬을까. 왜 그 누구도 성냥팔이 소녀를 도와주지 않았을까. 왜 다들 벌거벗은 임금님의 옷을 칭찬했을까. 인어공주는 정말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을까. 왜, 왜, 왜….

어린 시절 읽었던 세계 명작 동화나 우화를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현실적으로 이해불가능한 주인공들의 선택에 ‘왜’라는 의문과 불만을 품고 그저 상상 속 세계로 밀어내는 것이 기저에 깔려 있지 않을까 싶다.

부제 ‘동화로 보는 심리학’을 단 류혜인씨의 책 ‘왜 아무도 성냥팔이 소녀를 도와주지 않았을까’(이가서 刊)는 일반인의 ‘왜’를 심리학 이론으로 접근해 풀어낸다.

성냥팔이 소녀를 도와주지 않았던 것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방관자 효과’탓이다.

소녀는 누군가에게 직접 호소했어야 한단다. 성냥을 팔기보다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어교육을 전공했지만 부전공인 심리학에 빠져있는 저자는 자신의 전공과 관심 분야를 적절히 조합해 명작 속 심리학 개념을 끄집어냈다.

백설공주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겁 없이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주는 것은 엄마 없이 외롭게 자란 공주가 누군가와의 접촉을 절실하게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접촉 위안’의 한 패턴으로 분석한다.

이 밖에 23편의 이야기 속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 ‘닻내림 효과’, ‘피그말리온 효과’ 등 다양한 심리학 개념을 쉽게 풀어낸다. 심리학에 관심 있는 초보 독자라면 관심가질 만 하다. 값1만4천500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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