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불복 난방비? 누구는 ‘0원’ 다른 세대는 ‘폭탄’

혹한 속 ‘난방비 0원’… 도대체 어찌된거야?
수원 한일타운 아파트 계량기에 무슨 일이?

12월 같은라인 세대 난방비 0원부터 20만~30만원 제각각

공동난방비도 ‘덤터기’ 예고 관리소 “고장난 경우 많아… 의심세대 누적분 부과할것”

“지난해 12월이 26년 만의 혹한이었다는데 한 달 난방비가 ‘0’ 원 이라는 게 말이나 됩니까? 세대난방비가 제대로 부과되지 않으면서 고스란히 다른 세대에 피해만 주는데 관리사무소는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원 한일타운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23일 오후 12월 세대난방비가 0원 또는 사용량 보다 적게 나오는 세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65㎡에 사는 A씨는 12월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억척을 떨었지만, 20만원대가 나와 의아해하고 있던 차였다.

A씨가 사는 라인의 12월분 세대 난방비는 0원에서부터 2만원대, 3만원대, 10만원대, 20만원대, 30만원대로 천차만별이었다.

A씨는 “0원이 나온 세대는 파악하기 쉬워 다음달에 부과된다지만, 큰 평형인데도 2만~3만원 등 적게 나온 세대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지 의문 ”이라며 “관리사무소의 엉터리 관리로 공동난방비를 더 내야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라며 불쾌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일타운의 난방비는 난방을 공급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수원지사가 매월 부과하는 금액을 각 세대가 사용한 세대별 난방비와 세대급탕비(온수비)로 지급하며, 부족한 부분은 5천282세대를 평형별로 나눠 공동난방비로 부과, 충당하고 있다.

A씨의 이웃처럼 계량기 고장 등으로 세대난방비가 부과되지 않거나 실제 사용한 금액보다 적게 부과되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다른 입주민들이 떠안고 있다.

부족한 세대난방비만큼 공동난방비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세대난방비가 공란(0원), 또는 적게 부과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관리비 내역서가 발송된 이튿날인 지난 24일 한일타운 관리사무소는 ‘세대난방비가 0원이 나올 수 있느냐’,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라는 내용의 불만 신고로 온종일 몸살을 앓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입주민들이 사용한 난방요금은 모두 9억4천500여만원.

세대별 난방비(9억1천300여만원)를 제외한 공동난방비 3천130여만원을 4천300원에서 1만760원까지 부과됐다.

지난해 11월분 세대별 난방비는 4억8천800만원이었으며, 850여만원의 공동난방비는 세대별로 1천170원에서 2천880원이었다.

더욱이 이처럼 피해를 보고도 더 낸 공동난방비는 되돌려받을 방법도 없는 실정이다.

한일타운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수시로 계량기 점검을 벌이지만, 건전지가 다 되거나 고장이 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계기로 모든 세대를 대상으로 계량기 점검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과되지 않은 난방비가 공동난방비 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 액수는 미미하다”라며 “또한, 의심 세대는 누적분까지 난방비를 부과하기 때문에 난방비를 덜 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권혁준기자 kh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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