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불산 누출로 1명 사망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누출 5명 사상

25시간 동안 은폐… 10시간 지나서야 수리

작업자 사망하자 뒤늦게 환경당국에 신고

타 직원들 대피시키는 등 안전조치도 없어

경북 구미와 청주에 이어 화성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돼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삼성측은 불산누출 사고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가 사고가 발생한지 10시간이 지나서야 수리에 나섰고 다시 15시간여가 흐른 뒤 경찰과 경기도청, 소방당국의 확인요청이 있자 그제서야 사실을 확인해준 것으로 드러나 은폐 및 늑장대응의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28일 경찰 및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시30분께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사업장 11라인 외부에 있는 ‘화학물질중앙공급시설’의 불화수소희석액 공급장치에서 액체가 떨어지는 등의 이상이 발견됐다.

해당 공급시설에는 500ℓ의 불산이 저장돼 있었으며 반도체측은 저장탱크 밸브관 가스캣 노후화에 따른 불산이 누출된 것으로 파악, 10시간여가 흐른 밤 11시께 공급장치 관리 운영사인 STI서비스를 통해 배관 교체작업을 벌였다.

교체작업에는 반도체공장 상주 STI직원 3명이 참여했다.

이어 28일 새벽 2~3시께까지 수리가 완료되지 않았으며 다시 STI 직원 2명이 추가로 투입돼 새벽 4시46분께 고정장치 수리를 완료했다.

그러나 수리작업에 참여했던 STI 소속 P씨(34)가 오전 7시30분께 목과 가슴의 통증을 호소해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함께 작업을 벌였던 나머지 4명의 STI 직원들은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검사 및 치료를 받은 뒤 오후 1시께 귀가했다 다시 동탄 성심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삼성반도체측은 이날 밸브관 가스캣 노후화로 인해 누출된 불산의 양이 2~3ℓ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도청 등은 10정도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이날 사고를 당한 사상자들은 배관 교체작업을 벌이면서 불산 가스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반도체측이 이날 불산 누출사고를 은폐하려하고, 지나치게 늑장대응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삼성반도체측은 지난 27일 오후 1시30분께 불산 저장탱크의 밸브관 가스캣에서 액체방울(불산 추정)이 떨어지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10시간이나 지난 밤 11시께야 교체작업에 나섰다.

더욱이 최근 불산 누출사고에 대한 인명피해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및 소방당국, 환경당국에 신고나 보고하지 않은 채 15시간이 지난 후 사망자가 발생하고 경찰 및 소방당국의 확인요청이 들어오자 뒤늦게 확인해 줬다.

여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 다른 작업자에 대해 사고 사실을 알리거나 대피시키는 등의 안전조치도 전혀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관계자는 “누출된 불산은 구미처럼 공기중에 기화되는 원액이 아닌 희석액에다 극미량에 불과하다”면서 “공급장치 이상 인지 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충분한 조치를 취했으며,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강인묵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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