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제대로된 측정장비 없이 육안으로 누출 검사
‘안전지대’라는 삼성전자 15년간 道 정기검사 안받아
유독화학물질 취급업체 道에 1800곳 집중 ‘시한폭탄’
경기지역 내 불산 등 유독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 대해 정기검사를 벌이고 있는 경기도에 제대로된 측정장비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측정장비 없이 육안으로만 유독화학물질 누출 등을 검사, 제2의 삼성 불산 사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도내 유해물질취급업체 28곳에 대해 연 1회 정기검사를 벌이고 있다.
대상업체는 불산 등 유독화학물질을 연간 5천t 이상 제조하거나 200t 이상 보유하는 업체다.
이번에 5명의 사상자를 낸 불산 누출사고 장소인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과 기흥공장 역시 이에 해당하지만, 환경부가 지정한 녹색기업이라 지난 15년간 도의 정기검사를 받지않았다.
특히 도에 제대로된 유독화학물질 측정장비는 전무한 상태로, 도는 정기검사를 벌이면서도 밸브누수 등의 확인을 육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28일 오후 2시45분께 불산이 누출됐다는 신고를 받고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에 조사를 나간 도 기후대기과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측정장비를 사용했다.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에서는 지난 2010년 9월13일에도 이번 사고와 같은 불산 누출사고로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휴대용 이동식 측정기(검지관ㆍ10개당 4만~5만원)의 경우에는 유통기한도 짧고 유독화학물질별로 종류가 제각각이라 보유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또 부속품인 펌프관도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등 복잡한 이유에 측정장비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 유독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업체는 총 6천874곳으로 이 가운데 26.3%인 1천810곳이 도내 산재하고 있다.
특히 불산을 판매 또는 사용하고 있는 취급사업장은 시흥 시화산단과 안산 반원산단, 안성 1ㆍ2산단, 평택, 부천, 파주 등 모두 38곳에 이른다.
안영국ㆍ양휘모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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