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라 한다. 널리 알려진 대로 교육이 백년을 내다보는 큰 계획이라는 의미다. 인재 육성에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경기일보의 기획 시리즈 ‘비상하는 에듀클래스’를 취재하며 만난 도내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그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한 말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 발전 방안이 수립돼 주목된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최근 도내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경기문화예술교육 중단기 발전계획 2013-2017’을 세웠다.
정부가 주도하고 전국의 지역 거점은 단순히 사업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나서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과 관련 정책 현황을 분석하고 현장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는데 그 의미가 깊다.
이를 위해 센터는 수 차례에 걸쳐 다양한 관계 기관의 교육 전문가들과 논의, 문화예술과 교육 영역간 협업 체계 구축 방안을 비롯해 광역과 기초지자체와의 역할 분담 등을 구체화했다.
센터는 ‘문화예술로 아름다운 경기도를 가꾼다’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다변화하는 지구 환경에의 창조적 조응과 실천하는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조성’을 비전으로 세웠다.
센터의 사업 목표와 추진 전략은 다음과 같다.
▲정책 비중 강화 ▲제도적 기반환경 구축 ▲학습 지향적 지원 체계 및 환경 조성 ▲산파와 견인으로서 광역지원주체의 위상 정립 등이다.
위 추진 전략을 통해 광역 지원 주체였던 센터가 단순히 정부 주도의 정책과 예산을 고스란히 내려받아 수행하는 역할에서 스스로 지역에 맞는 정책과 문화예술교육, 재원 등을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센터는 이를 기본방침으로 단계별 전략을 세웠다.
우선 2013~2014년을 기반 조성 1단계로 설정, 인프라를 구축하고 광역 단위 지원기구로서의 정체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경기문화재단 자체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전담조직을 안정화하고 지역적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수행하기 위한 자체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또 행정, 교육청, 현장 관계자와의 업무 협력을 통해 평생 교육과 문화예술 영역의 교차점과 교류 방안을 가시적인 정책으로 도출할 방침이다.
2단계는 2014~2016년에 진행된다.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관계기관 및 인프라의 네트워크 활성화 시기로 정했다.
1단계에서 축적된 성과와 네트워크를 토대로 본격적인 광역단위 문화예술교육 전문 허브기관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이 극대화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눈여겨볼 점은 각종 문화예술기관과의 네트워킹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공간에서 활동하는 에듀케이터(문화예술교육 기획자 및 강사)와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미술관과 박물관의 교육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화기반시설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영역을 해당 근무기관에서 나아가 도내 문화예술교육으로 확대함으로써 그 효과가 기대되는 지점이다.
센터의 중단기 발전방안의 마지막 단계인 3단계(2016~2017)는 질적 수준을 높이는 시기로 요약할 수 있다.
센터는 현재 광역단위로 설치하도록 되어있는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권역별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예술기반시설이 취약해 높은 질의 문화예술교육을 담보하기 어려운 경기북부 지역에 지금의 센터나 유사 기구, 시설 등을 설치함으로써 별도의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거점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센터는 이 3단계 발전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정책 포럼, 시군 문화예술교육 운영 현황 조사, 도 단위의 각 기관 문화예술교육 현황 홍보지 제작 및 배포, 경기문화재단 사무처 산하 뮤지엄 교육위원회 구성, 도교육청 문화예술교육분야 연구년 선발 교사 위탁교육기관 지정, 영유아와 노인 문화예술교육 사업 개발 연구 및 지원 등 다양한 세부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다.
경기도 문화예술교육의 백년지대계가 이제 시작됐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센터가 단계별 성과를 거둬 새로운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 지형도를 그려나가길 응원해본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인터뷰> 이광희 경기문화재단 사무처장 "문화예술교육 체계화로 '맏형'역 해야" 인터뷰>
“창의적 인재를 필요로 하는 지금, 그 기반이 되는 문화예술교육을 체계적으로 수립해 효과적으로 수행해야 시점입니다. 경기도는 다른 지역보다 더 나은 기반 시설과 인프라를 갖췄습니다. 이제 제대로 ‘맏형’ 역할을 해야죠.”
‘경기문화예술교육 중단기 발전방안’ 수립의 선봉에 선 이광희 경기문화재단 사무처장의 말이다. 발전 방안을 수립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 중단기 발전 방안을 수립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문화예술교육은 이전에도 중요한 사업이었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문화예술정책과 로드맵이 절실한 시점이다. 문화재단은 자체 문화예술교육 담당자뿐만 아니라 위탁 운영 중인 박물관과 미술관의 교육 담당자와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
-기존의 문화예술교육에서 문제점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인가.
▲그렇다. 현장에서 보면 각 문화시설의 교육담당자와 호흡이 100% 맞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중장기 계획을 세우면 이를 따라 자연스럽게 각 기관 에듀케이터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같은 지향점을 향해 효과적인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호흡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에 투입된 일부 예술강사의 경우 자신의 장르에만 몰입해 다양한 외부 전문가와의 아이디어 교류가 약해지는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예술강사의 협력 네트워크를 잘 구축해야 한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통일된 정책과 계획이 필요했다.
-대표적인 세부 추진 계획은.
▲지난해 재단은 문화예술교육과 관련해 실무협의회를 출범했는데 이를 강화시킬 계획이다.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선 재단뿐만 아니라 경기도문화의전당, 경기도교육청, 학교 관계자 등 유관기관과 자주 소통해야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자주 만나 속내를 털어놓다보면 좀 더 원활한 협조가 이뤄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중복된 프로그램을 줄이고 지역 특유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도출하며 돈낭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지역 특성화 문화예술교육을 모니터링할 것이다. 센터가 진흥원의 사업을 수행하는 정류장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부 활동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제시해 질적 발전을 도모하겠다.
-이번 중단기발전방에 따르면 조직 안정화를 위해 재단 자체 인력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지는 것인가.
▲지난해 센터는 COP(학교폭력프로젝트)와 같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금의 재단 내 센터도 해당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 여기에 조직개편을 통한 정규 조직화로 좀 더 안정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업무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국비 지원 사업 외에도 사무처 예산을 투입해 자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올해 지역 특화 프로그램으로 고민하는 것이 있다면.
▲많은 도내 문화시설을 활용한 일명 ‘박물관 대학’이다. 지금의 문화예술교육이 어린이와 노인,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편중된 것도 사실이다. 퇴근 후 성인이 학원을 들르듯 도내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상식을 넓히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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