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5년 평가’
이명박 대통령의 5년 임기가 오는 25일이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 2007년 12월 경제를 살리겠다며 ‘747 공약’을 내걸고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5년간 이명박 정부는 수많은 공과를 남기게 됐다.
임기 초 ‘고소영’ 인사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등으로 빚어진 국민과의 소통 부재는 용산참사와 쌍용차 파업, 언론장악으로 인한 대규모 파업 등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반면, 국내의 경제 상황과는 달리 이명박 정부는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 위기를 무난히 극복했으며, 세계 7번째로 20-50 클럽에 가입하고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는 등 경제 규모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켰다.
이외에 G20 정상회의 등의 국제회의 개최와 활발한 외교 활동으로 국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초 고소영ㆍ촛불집회
통합실패 사회적 갈등 암초
경제위기 극복 자신감
활발한 외교통해 국격 높여
4대강 사업은 여전히 논란
■ 측근비리로 얼룩진 국내 정치
탈정치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 5년간 정치 분야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각종 국제회의 개최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등 외교적 성과와 국격 제고라는 대외적 성과는 인정할만하지만, 국내적으로는 정책적 반대 세력과의 융합이나 정치권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어 ‘불통 정부’라는 오명을 남겼다.
또한, 수없이 반복된 측근 비리와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정권 말의 특별사면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이 대통령은 19일 퇴임연설에서 측근 비리에 대해 “도덕적 흠결 없는 정부를 간절히 바랐지만,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다.
대북 정책에는 잘못된 남북관계를 바로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지나친 강경 정책으로 핵실험 등 안보위기를 가져왔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 대북 정책, 진보와 보수 엇갈린 평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은 햇볕 정책과 대북 지원으로 북의 핵개발이 가능했다는 기조 아래 대북 지원을 최소화하는 강경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부터 북한의 핵 폐기 진전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10년 내 북한 주민의 1인당 소득이 3천 달러 수준에 이르도록 돕겠다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나 ‘비핵·개방·3000’ 정책은 북한이 핵을 생존 전략으로 여기는 상황에서 스스로 핵을 포기하게 만드는 방법이 빠져 있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보수층들은 10년간의 햇볕 정책을 바로잡아 잘못된 대북관계를 회복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 외교정책 긍정적 평가
이명박 정부 최대 치적인 외교 분야의 성과는 무시할 수 없다. 2010년 G20 정상회의와 2012년 핵 안보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함으로써 국제 사회의 어젠더를 따라가는 ‘팔로어(follower)’의 입장에서 이슈를 선도하는 입장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녹색성장의 가치를 강조하며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GGGI(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의 국제기구화,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의 인천 송도 유치 등의 성과를 올렸으며, OECD 개발원조위원회 가입 등으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의 전환도 꾀했다.
한·미 FTA 등의 체결로 세계 3위의 경제 영토를 확보하고, 미사일 지침을 개정으로 북한 미사일 방어체제를 갖추는 등 한·미 동맹을 강화한 것도 성과라고 볼 수 있다.
■ 4대 강 사업은 평가 ‘극과 극’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한반도 대운하 사업 구상으로 출발해 임기 중 4년간 총 22조원이 소요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퇴임 연설에서 “4대 강 사업과 관련, 일부에서 논란도 있지만, 세계 전문가 그룹은 4대 강 사업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한번 둘러보고 싶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총체적인 부실’ 판정을 받았고, 수질 악화와 환경 파괴를 가져왔다는 비난이 끊이질 않는 형편이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4대 강 사업이 이 대통령의 임기 5년 동안 최대의 과오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강해인기자 hi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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