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서 배짱 부리던 현대건설, 왜 갑자기 돌변?

<속보> “노부부가 하자 보수를 해달라고 할 땐 꿈쩍도 하지 않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마자 ‘호들갑’을 떠는 걸 보니 기가 찰 노릇이네요.”

현대건설이 광교신도시에 시공한 자연&힐스테이트 아파트에서 지난해 12월 입주 전부터 발생한 하자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은 임 할아버지(80) 부부는 건설사의 ‘뒷북대응’에 분개했다.

할아버지가 하자 보수 신청을 위해 여러 차례 A/S 센터의 문을 두드렸을 때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난장판이 된 집을 40여일 간 방치했던 현대건설이 21일 경기일보 보도 이후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며 대기업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꿈적도 안하던 현대건설 간부들이 대책을 마련해주겠다고 분주하게 나섰기 때문이다.

더욱이 임 할아버지의 계속된 하자 보수 신청에 겨우 마지못해 일주일간 보수 공사를 벌이겠다던 아파트 현장 A/S 센터 사무소와 달리 본사는 이날 발생한 하자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현대건설은 바닥과 벽면을 모두 드러내고 3개월간 전면 보수 공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또 똑같은 타입의 빈 아파트를 공사 기간 할아버지 부부에게 제공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임 할아버지는 “언론 보도 이후 인제야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해주겠다는 현대건설의 뒤늦은 대응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라며 “진작에 적극적으로 입주민 의견에 귀 기울였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 A/S 센터의 대응 미숙에 대해 질책했다”라며 “지금이라도 입주민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입주민과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혁준기자 kh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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