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농가들 “힘없는 농민 두번 죽여”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환조위)가 과천경마장 인근 화훼농가 염분피해 배상금액을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마사회는 환조위에 ‘마사회는 화훼농가의 염분피해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 피해 화훼농가들이 힘없는 농민을 우롱한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4일 환조위와 마사회, 화훼농가 등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달 심사관 조사과정에서 화훼농가 인근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 염소이온 농도가 분재 등 화훼작물이 고사할 정도로 기준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화훼농가들이 사용하는 지하수의 염소이온 유입경로에 대해서도 정확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사회는 염소이온은 자연상태의 지하수에서도 존재하고 유기 농약이나 비료에도 염소이온이 포함돼 있어 화훼농가가 사용하는 농약이나 비료로 인해 오염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도로의 결빙을 막기 위해 사용된 염화칼슘이 경마장 주변의 지하수에 침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같이 마사회가 화훼작물 고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자, 화훼농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화훼농가들은 “마사회는 지난 23년간 경마장 경주로 결빙을 막기 위해 염화칼슘을 뿌려왔고 최근 5년간 경주로에 뿌린 염화칼슘의 양이 231t에서 439t에 달하고 있다”며 “지난해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 염소이온 농도가 기준치 보다 2배가 넘게 나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마사회는 지난 2006년과 2009년 일부 화훼농가가 경주로 염화칼슘으로 인해 화훼작물이 고사했다고 민원을 제기하자 자체 수질검사를 실시해 3천만원과 6천500만원을 배상한 사례까지 있다”고 덧붙었다.
김기종 화훼농가 대책위원장은 “마사회는 지난해 농민들의 피해에 대해 마사회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며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배상금액 조정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것은 힘없는 농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마사회가 주장하고 있는 책임회피성 근거는 전혀 사실과 다르며 이는 배상금액을 줄이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환조위의 심사관 조사과정에서 마사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마사회는 환조위 조정을 존중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천=김형표기자 h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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