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매’ 2007년比 93% ↑ 불황에 올해만 330여곳 ‘처분’ ‘덩치 큰 매물’ 매입 기업 없어 미분양 산업단지도 ‘골칫거리’
경기불황이 짙어지면서 경기지역 내 미분양 산업단지와 빈 공장이 늘고 있다. 특히 경영 악화로 폐업하는 업체가 늘면서 올해 들어 두달만에 경매 처분된 공장만해도 33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부동산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지역에서 경매로 넘어간 공장은 모두 1천921곳으로 지난 2007년(992곳)과 비교해 93%(929곳)나 급증했다. 이 중 새 주인을 찾은 공장은 599곳에 불과했다. 이 같은 수치는 세계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09년 경기지역 1천930곳의 공장이 경매로 넘어간 것에 육박한다.
공인중개사 이모씨(43)는 “최근에는 특정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업종의 공장이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경영이 어려워 매물로 나온 공장이 많지만 수요자도 없고 공장을 빨리 처분하려고 해 매물 가격이 10~20%까지 떨어지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상당기간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가 비교적 감정가가 큰 공장들이 매물로 쏟아져 사들일 만한 여력이 되는 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평택시의 A공장은 지난 2011년 경매로 넘어갔지만 감정가가 111억에 달하면서 아직까지 새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경매로 넘어간 양주시의 B공장도 감정가가 289억에 달해 아직 텅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
이와 함께 지자체가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산업단지 역시 불확실한 경기로 업체들이 매입을 꺼리며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이 날 국토해양부 산업입지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경기지역 산업단지 미분양은 109만4천㎡에 이른다. 2010년 57만1천㎡(1.0%)에서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전체 개발 면적이 증가하면서 자연 미분양율이 증가하는 요소도 작용하지만, 최근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며 계약을 해지하거나 부도로 계약이 취소되는 등 기업의 경영악화가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매에 나오는 공장이 매각이 잘 되지 않거나 업체의 부도 등이 늘면 은행권의 여신 회수율이 떨어지는 만큼 금융권으로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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