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서산 부석사

절이라기보다 고즈넉이 자리한 구도자의 집이거나 객사 같은 분위기가 사뭇 정숙하다. 거창한 대웅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浮石寺라는 낯선 현판만이 희미하게 겸양을 갖추고 있다.

휘어진 건물 양쪽으로 다수의 방문이 있는 참 편한 민가 같기도 하다. 아랫목에 앉아 화롯가에 긴 곰방대를 내리고 있는 노인이 있을 것 같은, 바느질하는 여인네들이 한담을 나누고 있을 것 같은 방이 있는. 그래서일까?

예의를 갖춘 관람객들은 아무도 돌계단을 오르지 않았다. 서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 당나라 다녀온 의상대사가 그를 흠모해 바다에 투신한 선묘낭자의 혼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절이다. 또한 요즘 일본에서 도적들이 접수해온 금동관세음보살이 봉안되었던 사찰이라고 하는데, 법원은 일본이 정당한 취득의 경위를 소송에서 확증하기 전까지 일본으로의 점유이전을 금지한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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