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양평군 계정1리 양돈단지
기존 시설서 불과 400m 거리에 또 축분시설
인근 주민들 ‘극심한 반대’에 郡은 ‘진퇴양난’
“지난 20여년 동안 악취로 인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살아 왔는데, 또 다른 축분공장이 들어선다는 현실을 더 이상 받아 들일 수 없습니다.”
12일 오전 11시께 양평군 양동면 계정1리 464의1 일대 양돈단지 입구에 들어서자 코를 막아야 할 정도로 악취가 진동했다.
이곳 야산 기슭에는 지난 1992년 영농법인 양평양돈단지(피그랜드)가 조성됐고, 지난 2001년에는 12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3천240㎡(건축면적 2천500㎡) 규모에 연간 6천t의 유기질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양돈축분퇴비화시설(축분공장)이 설립돼 20여년 동안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양평군은 양평지방공사를 시행사(시공사 삼진EMC)로 오는 9월 준공 목표로 지난해 말부터 41억원(군비 12억6천만원)을 들여 기존 축분공장에서 400여m 떨어진 곳에 기존 축분공장 보다 환경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된 또 다른 축분공장(농축산순환자원화센터)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군은 농축산순환자원화센터가 완공되면 기존의 축분공장은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 오염과 악취 발생 등의 이유로 거세게 반발해 현재 농축산순환자원센터 신축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주민 20여명은 이날도 마을회관에 모여 축분공장 신설과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주민 이모씨(45)는 “양돈단지가 조성된 지난 1992년부터 20여년 동안 악취 피해를 감내했는데 또 다른 축분공장 건립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자, 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졌다.
지역 축산농가들에게 저렴한 유기질비료를 공급하는 등 안정적인 축산경영을 위해 또 다른 축분공장(농축산순환자원화센터) 신설은 불가피하며 신축 예정인 축분공장이 가동되면 유기질비료의 함수율이 종전 60%에서 30%대로 낮아져 양질의 유기질비료를 공급받을 수 있어 지역 내 친환경농가들의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단월면과 청운면 일대를 물색했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어쩔 수 없이 이미 양돈단지가 들어선 계정1리에 신설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기존의 축분공장 보다 400여m 안쪽으로 들어가고 밀폐형 설비로 교체되는 만큼 환경피해도 최소화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만큼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지만 친환경농업을 위해 꼭 필요한 중요한 시설이라는 점을 적극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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