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농가 타격 우려
12일 안양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한미FTA발효 이전인 지난 2011년 대비 지난 한 해 동안의 수입산 과일물량이 30~60% 까지 크게 늘었다. 주로 미국 캘리포니아산이 주를 이루는 오렌지의 경우 지난해 물량이 79만9천623㎏으로 전년(58만8천749.96㎏)대비 35.5%늘었고, 수입산 포도도 20만7천㎏으로 전년(14만9천869.8㎏)보다 38.1%증가했다. 수입산 체리 역시 지난 2011년 6천717.5㎏에서 지난해 1만785㎏으로 60.5%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한파의 영향으로 국내산 과일 가격이 오르자 수입산 과일이 물량을 대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 인하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한몫 한 셈이다.
오렌지는 지난해 3월부터 계절 관세가 적용돼 기존 50%의 관세가 30%까지 떨어졌고, 포도는 21%p 인하(24%)됐으며 체리는 24%의 관세가 완전히 철폐됐다.
이처럼 수입산 과일의 가격경쟁력이 커지고, 현재 국내산 과일이 딸기 외에 마땅한 제철과일이 없어 소비자들은 수입산 과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주부 고모씨(50ㆍ수원시)는 “가격이 저렴하고 판촉 행사를 많이 해 이번 겨울에는 귤과 딸기 등 국산 제철과일 대신 수입산 오렌지를 주로 구입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월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에 들어온 감귤 물량이 총 104만3천540㎏인데 비해 2월에는 49만369㎏으로 절반 이상(53%) 감소하는 등 국내산 과일의 하락 폭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수입산 오렌지 물량은 같은 기간 561%나 급증했고, 수입산 포도도 69.6% 증가하는 등 수입산 물량으로 교체됐다.
계절관세 ‘오렌지’ 50%→30% 체리는 ‘무관세’ 경쟁력 톡톡
한파에 가격↑ ‘국내산’ 외면 유통업체도 거들어 피해 예고
문제는 오는 15일부터 오렌지 5%, 포도 4%추가 계절관세(오렌지 25%, 포도 20%)가 적용돼 대형 유통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수입산 과일을 앞세워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과수농가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국내산 과일과 수입산 과일의 경쟁이 불가피한 시점으로 마땅한 대응이 없을 경우 자동차 시장과 같이 잠식될 우려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임명순 한국과수협회장은 “국산 과일농가는 경쟁력을 가지려 해도 생산비 절감이 어려워 가격을 내릴 수도 없어 마땅한 대책없이 지켜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향후 FTA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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