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대집행 비용 총 8천여만원 터무니없는 보상비에 5배 육박
세계적 희귀 자연사 표본으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원시화석 등이 LH가 추진한 도로확장공사로 인해 훼손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자연사ㆍ미래환경학회는 “원시화석과 규화목 등 국내 희귀 자연사 유물들이 개발행위 과정에서 훼손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적인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12일 자연사ㆍ미래환경학회와 의왕 원시보물석 등에 따르면 의왕시 학의동에 위치한 원시보물석 자연사전시장은 옵탈모사우루스(어룡)와 하드로사우루스 등 고대 공룡 화석을 비롯해 규화목, 형광광물 등 자연사유물 2만5천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LH가 도시계획시설사업인 의왕국지도 57호선 도로확포장공사를 진행하면서 보물급 유물에 대한 이전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자연사유물 이전을 추진했다.
LH, 이전대책 없이 도로공사 강행 “원시화석 훼손 땐 법적책임 져야”
LH는 지난 2009년 국지도 57호선 확장공사 당시 김주석 원시보물석 대표에게 창고용 비닐하우스를 제외한 지장물 규화목 등의 원시화석 이전 보상비용으로 560여만원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LH가 원시화석에 대한 가치를 무시하고 이전 보상 비용으로 턱없이 부족한 금액을 제시하자 이를 거부했고 LH는 2009년 5월과 12월 행정대집행을 진행한 뒤 김 대표에게 소요 비용으로 오히려 5천여만원을 납부하도록 요구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학직천 정비사업 과정에서 원시화석에 대한 3차 행정대집행이 벌어진 뒤 소요 비용으로 3천여만원이 책정돼 김 대표는 LH로부터 총 8천여만원의 행정대집행 소요비용에 대한 납부 독촉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지난 2011년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 이의신청을 한 뒤 지난해 4월 중토위 직원으로부터 구두로 보상처리를 약속 받았으나 현재까지 보상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OECD 국가 중 자연사박물관이 없는 곳은 한국이 유일해 국내 자연사박물관 건립을 목표로 지난 2002년부터 세계의 희귀한 원시화석 등을 수집하고 있다”며 “현재 보유한 자연사유물들이 제대로 평가돼 훼손없이 이전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호소했다.
세계3대인명사전인 IBC에서 뽑은 국제 지성인 74인록에 등재되고, 한국과학자 33인록에도 선정된 바 있는 ‘공룡박사’ 김항묵 부산대학교 자연사(지질환경과학과) 명예교수는 “김 대표가 보유한 원시화석은 모두 진품이며 학술적으로 국보급으로 다루는 진귀한 유물”이라며 “쓰레기 다루듯이 포크레인이나 기계로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 귀중한 유물들이 훼손됐다면 해당 기관은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지장물에 대한 이전 보상 비용은 규정에 의해 정해지며 행정대집행을 진행할 경우 정상적인 이전 비용보다 일반적으로 더 많이 소요된다”며 “현재 중토위 재결 처리 결과를 최대한 존중해 보상처리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